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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바다 생물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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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음 설명서·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바다 생물 콘서트 = 프라우케 바구쉐 지음. 배진아 옮김.

지구의 3분의 2가 바다로 덮여 있고, 이 바다는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바닷속 해조류는 지구의 산소 70%를 만들고, 광합성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며, 오염 물질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인류를 비롯한 지구 생명체의 존재 자체가 바다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바다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해양생태학자인 저자는 바다와 바닷속 생물들의 생태를 탐구하기 위해 9천500㎞를 항해했다. 이 과정에서 플랑크톤부터 대왕고래까지 바다의 온갖 생명이 들려주는 생명 하모니에 매료됐다.

그 보고서라고 할 수 있는 이 과학 교양서는 바다에 대한 인간의 무신경과 무지를 꼬집으며 바닷속 생태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더불어 해안가를 걸을 때 맡게 되는 오묘한 바다 냄새가 어디에서 생겨나는지, 밤이 되면 수면 위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발광현상은 어떤 이유로 발생하는지, 바다에 가면 인간의 감정이 자기도 모르게 요동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 등도 알 수 있다.

저자는 "어디에 있건 우리는 바다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숨 쉬고 생활하는 모든 일상이 바다로 향하고 바다로부터 온다"며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서로 순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함과 동시에 우리가 왜 바다를 사랑하고 지켜야 하는지 그 분명한 이유를 알려준다.

흐름출판. 396쪽. 2만원.

연합뉴스


▲ 엄마 마음 설명서 = 나오미 스태들런 지음. 김진주 옮김.

온종일 아이를 돌보느라 애썼는데도 아무 일도 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가? 엄마로서의 하루가 만족스럽지 않고, 자신의 고민을 알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느끼는가?

책은 남들 보기엔 아무것도 안 하는 듯 보이는 순간조차 엄마들이 어떤 사투를 벌이고 있는지 들려준다.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육아가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다른 직종의 업무만큼이나 사회적 가치를 가진 '커리어'이며 사회 자체를 만들어가는 행위라고 역설한다. 이를 위해 말로 표현하기 힘든, 엄마가 처음이라 모든 것이 어려운 시간들을 담아냈다.

세상은 육아를 마치 사회에서 분리된, 엄마나 가족이 온전히 알아서 책임질 일로 치부하곤 한다. 하지만 육아는 갓난아기를 어엿한 독립 인간으로 성장시키고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 분투이자 장기 프로젝트다. 저자는 아이가 양육자와 형성한 관계는 오랜 시간 개인들에게 영향을 끼침은 물론 그 사회의 모습도 결정한다고 말한다.

윌북. 408쪽. 1만7천800원.

연합뉴스


▲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 김현미 외 지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엮음.

이주여성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대안'이자 돌봄노동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해결책'으로 국가가 전략적으로 불러들인 사람들이다. 2000년대 이후 급증한 외국 여성과 한국 남성 사이의 국제결혼은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결혼보조금과 같은 정책에 힘입어 한 해 3만 건을 넘어서며 2005년에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2008년엔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남성혈통 중심으로 이뤄지는 국제결혼의 성격상, 법은 물론 다문화가족지원 정책 또한 남성혈통 유지 정책에 가까웠다. 남성중심주의와 민족우월주의에 기인한 성차별과 인종차별, 인권침해와 폭력피해에 따라 이주여성들이 떠밀리듯 본국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늘어갔다. 귀환이주여성은 한국사회가 '쫓아낸' 피해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2019년 조사팀을 꾸려 필리핀, 몽골, 태국으로 가서 이주와 귀환의 복잡한 과정을 경청하고, 이들 여성의 안전과 재정착 방안을 모색했다. 2018년 출간된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의 연장선에 있는 이 책은 국경을 넘어서도 한국 사회가 응답해야 할 문제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환기한다. 책은 '돌아간 여성들의 이야기', '안전한 이주, 안전한 귀환을 위한 연대' 등 2부로 구성됐다.

오월의봄. 172쪽. 1만3천원.

연합뉴스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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