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통계청이 ‘6월 고용동향’을 발표한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이 실업급여 상담소로 들어가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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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는 “6월 청년층 취업자 수 증가 폭이 20만명을 상회했다”며 “이는 2000년 7월 이후 최대 폭 증가”라고 했습니다. 숫자는 맞습니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지난달 20만9000명 늘었습니다. 그런데 따져보면 작년 6월에는 코로나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 17만명 감소했기 때문에 올해는 재작년 수치를 조금 웃돈 겁니다. “위기 상황에서 까먹었던 숫자를 만회한 것을 두고 너무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이날 통계청은 15~29세의 체감실업률을 의미하는 확장실업률이 23.5%라고 발표했습니다. 일하고 싶은 청년 4명 중 1명이 여전히 제대로 된 일자리를 못 찾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홍 부총리는 같은 글에서 주당 평균 취업 시간도 상승했다고 했습니다. 주당 36세 이상 일하는 전일제 근로자가 57만명 증가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는 작년 코로나 상황에서 일시 휴직으로 내몰렸던 여행·소매업 종사자들이 일터로 복귀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취업자가 3개월 연속 50만명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평가도 선뜻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늘어난 취업자의 절반 가량인 27만3000명(47%)이 단순 노무 종사자이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은 몇 시간 또는 몇십 분 직업훈련으로 업무 수행이 가능한 단순하고 일상적인 업무를 단순 노무직으로 분류합니다. 건설 현장 노동자와 음식 배달원, 청소원 등이 이 분류에 속합니다.
지난달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20만8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업(8만7000명) 등 주로 정부가 세금으로 만들어 내는 일자리가 많이 늘었습니다. 정부가 만든 일자리는 당분간 세금으로 버틸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수도권 4단계 거리 두기 등으로 방역이 강화된 데다, 내년 최저임금 5% 인상 소식이 전해진 이번 달엔 민간 일자리가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홍 부총리가 한 달 뒤 고용 통계를 보고 어떤 글을 올릴지 궁금해집니다.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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