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잠룡 2인 예비후보 등록 첫날 행보
尹, 야권주자 첫 대선 예비후보 등록
정권 교체 위해 단일화 포함 결단 시사
MB·박근혜 구속 관련 “위로와 유감”
부친 삼우제 위해 대전현충원 찾은 崔
“尹과 협력 더 생각해보고 말씀드릴 것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시기 더 검토”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 최재형 전 감사원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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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12일 야권 유력 잠룡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일제히 정권교체 메시지를 던지면서 야권 레이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며 바로 선 대한민국을 강조했고, 최 전 원장은 모든 국민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를 역설했다.
특히 제1야당 밖에 있는 두 사람이 모두 단일화 가능성에 여지를 두면서 역동성도 커지고 있다. 야권은 당 밖 주자들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해 최종 후보를 뽑는 원샷 방식과, 4·7 재보선 때처럼 외부 주자들이 장외 단일화를 이룬 뒤 국민의힘 주자와 다시 맞붙는 토너먼트 방식 모두 열려 있는 상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야권주자 중 처음으로 20대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캠프 좌장을 맡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서류를 제출했다. 윤 전 총장은 등록 직후 대변인실을 통해 “대한민국은 국민이 피땀으로 일궈낸 자랑스러운 나라이고, 지금은 그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받아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나라를 만들어야 할 중차대한 시기”라며 “공정과 상식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 측은 “작지만 효율적인 캠프”로 내부 인선을 서두르고 후원회장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후원회를 두고 선거비용 제한액(513억900만원)의 5%인 25억6545만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선거사무소 설치와 유급 선거사무원(10명 이내)을 채용할 수 있고 유선·문자·이메일 선거운동도 가능해진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보도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최 전 원장과 단일화를 포함해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하는 방안이라면 어떤 결단도 내리겠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관련해선 “그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척 아프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로 인해 가슴 아픈 일을 겪은 모든 분에게 위로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맨 먼저 등록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캠프를 총괄하고 있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오른쪽)이 12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윤 전 총장의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대리 접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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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탄핵·구속을 계기로 윤 전 총장에게 반감이 있는 보수 지지층을 아우르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대구·경북 등 보수 텃밭에서는 일명 ‘태극기 세력’조차도 정권교체를 목표로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경향이 커졌다. 30대 당수를 선택한 이준석 현상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아우르려는 메시지와 함께 정권교체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지지기반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최 전 원장과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윤 전 총장 측 이 전 실장은 이날 과천 선관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9개 생각이 달라도 정권교체라는 1개의 생각에 동의하면 누구라도 만나서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했는데 그런 맥락에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한 달간 민생탐방에 나서는 윤 전 총장과 달리, 지지율과 조직에서 열세인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에 먼저 들어와 세력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 전 원장도 이날 정권교체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며 정치참여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부친 고 최영섭 예비역 대령의 삼우제를 위해 대전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를 윤 전 총장의 대안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저는 저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며 “다른 사람이 잘못되는 것이 저의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살지 않았고 그런 생각으로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 그분과 협력관계는 더 생각해 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전사자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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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권교체 필요성에 대해선 “최근의 상황을 보면 국민, 특히 청년이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하며 살 수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며 “모든 국민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고, 우리 사회 곳곳에 소외되고 어렵고 힘든 분에게도 따뜻한 빛이 비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대한민국을 밝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입당 문제에 대해선 “(입당) 여부와 시기를 더 검토해 보겠다”며 “제가 정치 경험이 없지만, 정치라는 건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힘을 모아 공동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이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중으로 정치선언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준비된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며 “정치참여를 놓고 많은 숙고를 했고 결심한 순간 아버님 상을 당해 경황이 없어 정비된 조직을 구성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정비가 되는 대로 혼선을 빚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부친 삼우제 후 고 백선엽 장군의 묘역과 천안함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희생자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한편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대리인이 선관위를 방문해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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