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을 적신 이슬을 모아·복수초·엄마가 했어
소설뿐 아니라 요즘 뜨는 웹툰을 비롯해 영화, 드라마, 연극 등 다양한 콘텐츠 1천398편과 경쟁해 1등을 차지했다.
여행자의 천국으로 불리는 파키스탄 훈자로 현실을 탈출하듯 떠나온 다섯 청춘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들은 모두 여러 실패를 겪고 각자의 상처를 비밀로 간직한 채 도피성 배낭여행을 와서 만났다. 하지만 20대에서 40대 초반에 이르는 남녀는 교사, 소설가, 대학생 등 각자 직업도, 처지도 다르지만 낯선 곳에서 만난 한국 여행자라는 공통분모로 엮여 외로움을 달래주는 사이가 된다.
무엇보다 지옥 같은 현실과는 다른 풍경을 지닌 훈자에서 이들은 서로 공감하고 유대감을 느끼며 조금씩 회복과 치유의 가능성을 찾아간다.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던 이들은 한 사람씩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자 게임을 하기로 한다. 이들은 극단적인 두 상황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외계인 게임'을 통해 각자 숨긴 비밀스러운 사연과 상처를 재발견하고 다른 사람에 공감하기 위한 다양한 시선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여행 작가인 오음의 첫 소설이다. 다섯 개의 사연을 마지막까지 긴장감과 일관성을 유지하며 흥미롭게 풀어가는 솜씨가 신인답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팩토리나인. 1만4천 원.
▲ 꽃잎을 적신 이슬을 모아 = 자연 풍경을 수채화처럼 노래하고 싶다는 강원석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이다. 사랑과 나눔, 희망과 위로, 그리고 동심을 주제로 했으며, 어른과 아이 모두 읽을 수 있는 시로 채웠다고 한다. 신작 시 50편에다 기존 시집에서 어린이 눈높이에서도 읽기 좋을 만한 시 50편을 더했다. 발간 일주일 만에 2쇄에 들어갔고 초등학교 독서 수업 교재로도 채택됐다고 출판사는 전했다.
시집에 수록된 시 '피카소의 꿈'에 인기 작곡가 '알고보니 혼수상태'가 곡을 붙인 노래를 가수 김현아가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아이야 그림을 그리렴/ 예쁜 꽃들이 피어서 들판을 그리고/ 저녁노을이 물들어 하늘을 그리듯// 아이야 너는/ 꽃처럼 노을처럼/ 이 세상 가득 너의 꿈을 그리렴' (시 '피카소의 꿈' 일부)
이 시집은 대한적십자사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점자 시집으로 공동 발간해 국립장애인도서관과 전국 39개 시각장애인도서관에 무료로 전달했다. 강원석은 적십자사 홍보대사다. 그는 지난해 펴낸 여섯 번째 시집 '그대의 향기가 바람에 날릴 때' 인세 전액을 적십자사에 기부했으며, 이번 시집 수익금도 소년·소녀 가장과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해 기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석은 '시인의 말'에서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 사랑과 나눔, 따뜻함과 배려에 대한 가치를 심어 주고 싶었다. 어른들에게는 지친 일상을 위로하고, 아름다운 시의 세계와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구민사. 232쪽. 1만2천 원.
▲ 엄마가 했어 = 79세 고령의 어머니가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연작 소설 여덟 편이 이어진다.
아버지는 가족의 생계도 제대로 책임지지 않고 외도를 자주 하는 무책임한 가장인데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지닌 묘한 인물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버지를 죽여 놓고도 놀라지 않을 뿐 아니라 눈물조차 흘리지 않는다. 여기엔 무슨 사연이 숨어 있는 걸까. 황당하면서도 수수한 유머가 흐르고 묘하게 현실감도 잃지 않는 작품이다.
나오키상, 페미나상, 중앙공론문예상 등을 받은 이노우에 아레노의 작품. 김영주 옮김.
문학동네. 220쪽. 1만4천 원.
▲ 복수초 = 원로 시인 이길원의 열다섯 번째 시집이다. 팬데믹까지 덮친 어지럽고 힘겨운 현실에서 긍정적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고난과 고통을 이겨내자는 기원을 담은 시들로 채웠다. 이길원은 국제PEN세계본부 이사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을 지냈으며,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윤동주 문학상, 대한민국기독문학 대상 등을 받았다.
답게. 64쪽. 1만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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