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영길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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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3일째 1000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지금 정부가 제출한 2차 추경예산안 심의가 들어가고 있다”며 “예상되는 피해와 예상되는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재난지원금 등 2차 추경안을 수정해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번 정책의총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에 대해선 지도부에 위임해주기로 의원들의 동의를 받았다”며 “오는 일요일 열리는 고위당정협의와 최근 변화한 상황을 점검해서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열린 민주당 정책 의총에선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였다고 한다. 당 지도부도 1인 가구, 맞벌이 가구 등에 대해 소득 상한을 높여서 ‘사실상 전국민 지급’이 달성되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8일 국회에서 열린 2차 추경안 관련 정부 시정연설에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작은 차이로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더 어렵고 급한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지원 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당정이 합의한 ‘소득 하위 80% 지급안’을 고수하겠단 뜻이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차 추경안 관련 정부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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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강병원 최고위원은 “김 총리가 충분한 예산이 없어서 전국민 위로를 못 한다고 사과했는데 그 이야기는 접어둬도 될 것 같다”며 반박했다. 강 의원은 “추경안이 국회로 넘어왔기 때문에 이제 국회의 시간”이라며 “재원 부족해서 어쩔 수 없다는 정부 논리를 넘어서 전국민에게 주는 것으로 하고 심사 과정에서 국민 피해를 챙길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정이 연일 엇박자를 내는 상황에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터지자 당 내에서 새로운 기류 변화가 생겼다. ‘전국민 대 선별’이란 2차 방정식에서 ‘지급 시기 조절’이란 새 변수가 생긴 것이다. 신속한 전국민 지급을 주장해온 우원식 의원은 9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취지는 신속하게 지원해서 소비를 활성화 하고 내수경제를 진작하자는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진 만큼 누그러지는 상황을 보면서 지급 시기를 조절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의총에선 “코로나19가 재확산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의 성격을 국민 위로금이 아닌 자영업자 피해지원을 더 두텁게 하는 쪽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서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은 코로나19 안정세를 전제로 소비진작과 경기활성화를 고려하며 편성됐는데 국면이 바뀌었다”며 “소상공인 등 피해지원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추경의 새로운 틀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내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야당은 추경안 정밀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공포가 엄습하는 상황에서 정부·여당은 소비 진작에 초점을 맞춘 추경안을 마련했다”며 “확진자가 폭증하고 물가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에서 갚을 빚은 생각 안 하고 돈 풀 생각만 하는 무능한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헬리콥터식 돈 살포 추경이 아니라 국민맞춤형 추경안을 마련하기 위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추경안은 11일 고위당정협의에서 재조율을 거친 뒤 다음주부터 국회 예결위에서 심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의총 의견 수렴, 상임위 심사 상황이 중요하지만 물밑에서 정부의 협조를 구하는 협의는 계속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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