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이 지난3일 오후 중구의 한 식당에서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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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에 본격적으로 나선 국민의힘이 ‘제3지대 필패론’을 띄우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제3의 길’을 사전에 차단하고 국민의힘으로의 조기 입당을 촉구하는 압박카드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은 지난 3일 윤 전 총장과의 만찬 회동에서 “현재 우리의 정치 상황은 프랑스와 달리 제3지대는 없으며 윤 전 총장의 성공을 위해서도 입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4일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도 지향적인 앙마르슈를 창당해 대선에서 이긴 사례가 한국 정치 상황에서는 가능하지 않다는 취지다.
이에 윤 전 총장은 “공정과 상식의 눈높이에 정치권이 맞추어가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 출발점은 이 무도하고 뻔뻔스러운 정권을 국민들이 심판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권 의원은 전했다.
권 의원은 앞선 언론 인터뷰에서도 “한국은 제3지대에서 대권을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며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도 전국의 축약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에서 국민들이 국민의힘을 플랫폼으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지속적으로 ‘제3지대 필패론’을 띄우는 데는 윤 전 총장의 조속한 입당을 공개 촉구하는 의미가 깔렸다. 윤 전 총장이 입당 여부나 시기를 못박지 않으면서, “경선버스는 정시에 출발한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야기와 함께 압박카드로 꺼내든 것이다. 범여권을 포괄하는 ‘플랫폼 정당’으로 이번 대선 역시 양대 거대정당이 주도하는 구도로 치르고자 하는 뜻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 유력주자인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독자 세력을 구축할 경우 국민의힘이 흩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3지대 필패론‘을 내세운 조기 입당 압박은 잠재적 야권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도 동일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원장은 정치참여를 암시하며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한 뒤 일주일간 잠행중이다. 권 의원은 앞서 최 전 원장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제3지대론’은 그간 한국 대선에서는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7년 대선에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제3지대에서 유력주자로 떠오르다 대선 레이스를 중간에 멈췄다. 2012년 대선에선 초기에 ‘안철수 현상’을 불러오며 주목받은 안철수 현 국민의당 대표가 역시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중도사퇴했다. 2002년 대선에서도 정몽준 후보가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대선이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졌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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