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카카오를 1조원 이상 사들이는 동안 네이버는 4000억원 넘게 팔아치운 것이다. 두 종목 모두 올 들어 코스피를 웃도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지만 카카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뛰면서 추가 상승을 예상한 개인투자자들이 카카오를 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는 네이버에 대해서도 관심을 둘 것을 권하고 있다.
달리는 말에 올라탄 개인…6월 카카오 1조 넘게 순매수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카카오의 주식 1조180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1조3300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이 월간 기준 카카오를 1조원 넘게 순매수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동종 업계 라이벌인 네이버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네이버 주식을 4538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순매도 2위를 기록했다. 네이버보다 많이 판 종목은 삼성SDI(5565억원)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를 두고 개인투자자들의 편식이 일어나는 것은 두 종목의 주가상승률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카카오는 지난달에만 주가가 12만3000원에서 16만3000원으로 32.5% 뛰었지만 네이버는 36만2500원에서 41만7500원으로 15.2% 뛰는 데 그쳤다.
두 종목 모두 코스피 상승률인 2.9%를 훌쩍 웃도는 성과를 냈지만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는 증시 격언처럼 개인투자자들은 네이버보다 더욱 빠르게 달린 카카오에 자금을 대거 투입했다.
주가가 연초 이후 100% 넘게 뛰었음에도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자회사 상장 이슈와 실적 모멘텀 등이 여전하다는 전망에 추가 상승을 기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추격매수가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시총 3위 등극한 카카오…시총 역전 원인은 사업 전략 차이에 기인
주가가 무섭게 뛴 영향에 카카오는 지난달 15일 사상 처음으로 네이버 시가총액을 추월한 이후 코스피 시총 3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의 시총은 약 72조3605억원, 네이버는 68조5800억원이다. 현재도 격차는 약 2~3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사의 시총이 역전된 원인으로 플랫폼 사업 관련 전략의 차이가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광고 중심의 기존 사업 경영은 물론 커머스, 컨텐츠, 테크핀 등 핵심 플랫폼 사업 경영을 잘해온 것은 분명하지만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참여에 대한 과감한 의사결정, 플랫폼 중심 신사업들의 분사 및 기업공개(IPO) 추진 등을 통한 직접적 가치 어필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또 수익성 차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은 2018년 4분기 32.5%에서 거의 매분기 영업이익률이 하락해 올해 1분기 19.3%까지 떨어졌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거꾸로 2018년 4분기 0.6%에서 거의 매분기 영업이익률이 상승해 지난 1분기 12.5%까지 높아졌다. 영업이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향후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주가 방향성 주목…하반기엔 네이버에도 관심을
네이버 사옥 전경 [사진 제공 = 네이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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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는 네이버에도 관심을 둘 것을 권하고 있다. 향후 플랫폼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가치 어필을 통해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모빌리티 등은 카카오 대비 열위이나 인터넷전문은행은 향후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면서 "또 테크핀, 콘텐츠 등은 카카오와 비슷한 수준으로 선전하며 고성장하고 있고, 커머스는 카카오 대비 우위이며, 메타버스(제페토) 플랫폼은 네이버만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IPO 등 이벤트 시점까지는 카카오에 대해 기대감이 계속 이어질 수 있으나 상장 후 초기 주가 셋업 방향성에 따라 카카오 주가는 좀더 모멘텀이 이어질 수도 단기적으론 숨고르기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네이버는 이마트와 제휴 시너지, 라인 야후재팬 경영통합 시너지 등 몇가지 사업적 측면의 성과를 보여 주거나 혹시라도 플랫폼 사업 가치 어필 관련 행보(가 령 IPO 관련 언급, 인터넷전문은행 참여 의사 피력 등)를 보여준다면 강한 모멘텀 이 형성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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