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복당 뒤 처음으로 참석한 홍준표 의원이 동료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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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 주자들이 “페미니즘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반(反)페미니스트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backlash·반발성 공격)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청년정책토크쇼에서 최근 벌어진 젠더갈등·여성혐오 논란에 대해 “지금은 페미니즘을 이야기할 시기가 아닌 것 같다”며 “휴머니즘을 따져야 할 시간에 무슨 페미니즘만 따지나”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성인지감수성과 관련해서는 “성범죄에 있어서 속된 말로 ‘여자가 당했다고 하면 당한 것’이라는 것”이라며 “성인지 감수성 판결은 대법원에서 잘못된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판결도 이해가 되긴 하지만, 너무 나간 판결 아닌가 생각한다”며 “‘성인지 감수성'이란 판결을 처음 쓴 대법관이 사법연수원 동기”라고 했다. 또 “성인지 예산을 줄인다고 하면 여성계에서 가만 안 있는다”며 “욕은 안 얻어먹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면서 “헌법에 평등의 원칙이 천명돼있는데 왜 온갖 분야에 차별금지라고 하는지 참 이상하다”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경기 파주시 헤이리의 한 스튜디오에서 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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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대선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페미 반대’ 발언을 두고도 유권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6일 ‘시사타파TV’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이라고 꽃처럼 대접받기 원한다면 항상 여자는 장식일 수밖에 없다”며 “페미니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시대착오적 발언’이라는 취지의 지적이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추 전 장관 관련 기사를 인용하며 “20년 전 인터뷰 기사인 줄 알았다. 대한민국 모든 여성의 삶이 곧 페미니즘이고, 모든 성차별에 반대하는 것이 페미니즘”이라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차별주의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무의미한 손가락 감별이 횡행하는 사이에도 여성들은 끊임없는 성폭력의 공포 속에서 어제도 오늘도 아까운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의 단 22.6%만이 ‘문 정부가 여성을 위한 정책을 시행했다’고 평가했다”며 “문 정부의 장관이자 여당의 대선 후보라면 이런 수치가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정부는 남성 청년들로부터도 심판받았지만, 여성 청년들을 대변하고 여성의 입장에서 와닿는 정책을 실시하는 데에도 실패했다”며 “국정 운영 실패와 정책 실패를 직시해야 할 책임이 있는 인사가, 단순히 ‘페미에 반대한다’는 포퓰리즘 발언을 내뱉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추 전 장관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말의 맥락도 무시한 채 저를 반페미니스트로 몰아가려는 의도는 무엇이냐”며 “독선적이고 혐오적으로 오해받는 ‘페미 현상’에 저는 반대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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