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치며 생각한 것들·대체로 가난해서
영국의 음식 역사학자이자 음식 전문 저술가인 저자가 세계 여러 나라의 차 문화를 비교했다. 영국의 티타임으로 시작해 유럽과 미국, 캐다나 등을 거쳐 인도와 남아시아, 한국 등의 차와 다구, 티 푸드와 다도 문화를 보여준다.
책은 티타임 혹은 '티'라고 부르는 것은 차를 마시는 시간뿐만 아니라 함께 먹는 음식, 차를 보관하고 따르는 도구들, 함께 하는 사람들과 결합한, 하나의 문화라고 말한다. 문화 현상은 시대와 나라마다 다른데 서구 각국도 다 다르며, 차의 발상지 중국과 이웃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차 문화도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고 전한다.
저자는 원래 차는 상류층만이 즐길 수 있는 값비싼 음료였다고 말한다. 차의 가격이 저렴해지고 나서 정착한 '하이 티'는 진하게 우린 홍차를 고기류 음식과 함께 먹는 저녁 식사를 가리키는데,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 가정의 문화라고 덧붙인다.
또 아이들의 방에서 편안하게 준비되는 '너서리 티', 고인을 기리며 조문객들에게 제공하는 '장례식 티', 춤과 함께 즐기는 '탱고 티', 샌드위치에서 모래가 씹히고 차에는 말벌이 빠진다 해도 포기하지 못하는 '피크닉 티' 등에 관해서도 소개한다. 문헌을 인용하거나 저자 자신 및 지인들의 경험을 통해 생생한 티타임의 순간을 전한다.
따비. 416쪽. 3만5천 원.
▲ 피아노를 치며 생각한 것들 = 오재형 지음.
화가와 영화감독을 거쳐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저자가 서른둘에 좋아하게 된 피아노를 직업으로 삼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에세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뒤 개인전을 네 차례 열기도 했고, 2015년부터 영상 작업을 시작해 여러 편의 단편 영화를 연출했다.
저자는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에 알맞은 시기가 있고, 그것을 직업으로 택하기에는 일정한 경로가 정해져 있다는 이른바 '생애주기 이데올로기 사회'에 균열을 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자신의 피아노 실력은 동네 성인 취미반 수준이라고 고백하면서도 피아노가 이제 인생과 직업의 일부가 됐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단지 좋아서, 나아가 내가 돋보이고 싶어서 피아노를 연주한다고 전한다. 예술 작업으로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큰 명예를 누리는 것도 아니라며, 가장 우선시할 건 내 행복이고 즐거움이라고 덧붙인다.
원더박스. 272쪽. 1만4천 원.
▲ 대체로 가난해서 = 윤준가 지음.
출판사 대표인 저자가 가난에 관해 풀어낸 책으로, 카카오의 글쓰기 플랫폼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이다. 저자는 취향보다는 가성비를 택하는 소비, 온 가족의 몸에 밴 절약 습관, 녹록지 않은 밥벌이 등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은 저마다의 가난을 안고 사는데, 여러 형태와 강도의 가난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각자의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거리낌 없이 이야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또 꾸준한 소통과 촘촘한 연대가 더 나은 방향으로의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한다.
책은 "서글픈 현실에 대한 하소연이나 불평이 아니다"라며 "오늘을 기록하고 내일 더 나아가려는 몸부림이고, 우리의 삶을 더 쓰고 말하자는 권유이며, 우리의 위치를 숨기지 말자는 주장"이라고 말한다.
미래의창. 256쪽. 1만4천 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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