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2017.7.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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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야권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여권의 응원을 받고 있다.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인 "오히려 좋아"에 가까운 심리다. '친문 적자'와 '보수 적자'를 각각 자처하는, '선명성'이 강점인 정치인들이지만 오히려 상대 진영에서 환영을 받고 있는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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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격 준비 완료한 추다르크와 홍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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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장관은 지난 23일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선언식은 유튜브로 생중계됐고 1만명 이상 동시 접속했다. 자신이 더불어민주당의 '친문 적통'임을 명확히 했다. 슬로건 '사람이 높은 세상, 사람을 높이는 나라'가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다'와 유사한 것에서도 이런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추 전 장관은 "사람이 돈보다, 땅보다, 권력과 이념보다 높은 세상을 향해 추미애의 깃발을 들고자 한다"며 "사람이 높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을 높이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24일 국민의힘으로 복당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했던 홍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서 당선돼 부활했다. 그리고 1년3개월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홍 의원은 "어쩔 수 없이 잠시 집을 떠나야 했던 집안의 맏아들이 돌아온 셈이다.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며 "이번 귀가는 제 남은 정치 여정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출마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오는 29일 정책과제를 제시하는 일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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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지층 모두 "오히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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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전 장관의 출마에 야당 지지층이 반색했다. 친야 성향 커뮤니티인 '펨코'의 누리꾼들은 "민주당 대선후보는 추미애가 돼야 한다"는 취지의 글들을 쏟아냈다. 누리꾼들은 "우리가 추미애다", "출마 선언 전부터 좌우대통합", "이재명 보다는 추미애" 등의 글을 썼다.
홍 의원의 복당에는 거꾸로 여당 지지층이 환호했다. 친여 성향 커뮤니티인 '클리앙'에는 홍 의원에 기대를 거는 글들이 올라왔다. "윤석열과 싸워 회복 불가 정도로 너덜너덜해지면 좋겠다", "대충 '서로 죽여라' 형색이 되는 건가", "문재인 정권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복귀" 등의 반응이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여권에서는 '홍나땡', 그리고 야권에서는 '추나땡'이라는 유행어가 생겼다. '홍나땡'은 '홍준표가 나오면 땡큐'라는 뜻이다. 당연히 '추나땡'은 '추미애가 나오면 땡큐'라는 의미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기 파주시 한 스튜디오에서 ‘사람이 높은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1.6.23/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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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의 '조국'과 홍준표의 '꼴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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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을 종합하면 '선명성'은 확실하지만 '확장성'이 떨어지는 두 정치인이 반대편 당내 경선에서 선전할 수록, 자신이 지지하는 진영에 득이 될 것이란 계산이다. 강성 지지층을 대변하지만, 중도층과는 거리가 있어 상대하기 수월하다는 것이다.
실제 여당 지지층은 홍 의원이 지난 대선에 출마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크게 패했던 것을 기억한다. 최근 국민의힘이 거리를 두고자 했던 '꼴보수'가 귀환하는 매개, 혹은 윤 전 총장의 '거품'을 제거하는 필터 역할을 홍 의원에게 기대한다. 실제 홍 의원은 복당 이후 윤 전 총장을 향해 "국민들은 신상품을 주로 찾는데, 훑어보고 흠이 있으면 반품을 한다"고 날을 세웠다.
야당 지지층은 윤 전 총장의 인기를 추 전 장관이 '만들어 준' 것으로 인식한다. '조국 수호'를 앞세운 추 전 장관이 목소리를 높일 수록 민주당이 거론 자체를 꺼리는 '조국 사태'가 다시 회자될 것으로 본다. '조국 사태'와 거리를 둬 온 이재명 경기지사도 추 전 장관을 피해가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추 전 장관은 출마 선언과 함께 "민주당은 촛불정신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검찰개혁 필요성을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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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 야도 우려하지만…秋, 洪 모두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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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에서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선명성'을 앞세운 두 정치인의 거침없는 행보가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중도 확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추 전 장관를 향해 "대통령 출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이 "꿩(윤석열) 잡는 매가 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꿩 잡으려다 꿩 키워준다"고 우려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홍 의원의 복당에 관해 "국민의힘 모든 구성원이 환영한다고 착각해선 안 된다. 다수는 여전히 홍 의원 복당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며 "선당후사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같은 우려에도 두 정치인은 '마이웨이'를 간다는 방침이다. 추 전 장관은 자신의 출마 선언으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를 "언론의 프레임 때문"이라며 "(그런 우려는) 윤 전 총장의 대권 가도에 편안하게 꽃길을 열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분이 대통령 되는 걸 원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젊은 당대표(이준석)가 됐는데 아무 경륜 없고 젊은 사람이 대선후보가 되면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1년 3개월만에 국민의힘에 복당한 홍준표 의원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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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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