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국제 유가가 70달러를 넘어서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가에 대한 전망 부탁드립니다.
A. 2021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발효 원년을 맞아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이라는 공동 목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 센티멘트의 확산이 원유(화석연료)의 수요자와 공급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비대칭적입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교체하고 플라스틱과 같은 석유화학제품 사용을 포기하는 등 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만한 인센티브가 부족합니다.
실질적인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규제도 딱히 마련돼 있지 않아 친환경 센티멘트의 확산이 원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합니다. 반면 공급자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 투자자들의 높아진 ESG(환경·책임·투명경영) 눈높이에 순응해야 하는 상황이며 CAPEX(연평균 자본지출) 사이클이 길기 때문에 지금부터 탄력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줄여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년간 수많은 메이저 오일 업체가 탄소 중립 선언을 단행했으며 일부는 이미 화석연료 자산에 대한 매각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공급이 축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팽배한데 그에 반해 수요는 빠르게 정상화 궤도에 올라오고 있어 유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휘발유 가격이 7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원유 수요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선진국은 오히려 하절기 드라이브 시즌을 맞아 자동차 이용량을 크게 늘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탄소 중립이라는 친환경 잣대의 비대칭성에 기인한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은 최소 연말까지 유가의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더불어 최근 원유를 제외한 대부분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아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덜어지고 있어 OPEC+ 입장에서는 오히려 보수적인 생산을 통한 유가 부양에 있어 심리적으로 한결 편해진 상황이기도 합니다. 하반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국제유가 범위는 배럴당 65~80달러, 연평균 배럴당 70달러로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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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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