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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고3 화이자 접종해야 하는데…미, 남자 청소년 심근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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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2~39살 화이자·모더나 접종결과 분석

100만명당 8명꼴 심근염·심낭염

12~17살 남자는 2차 접종시 67명꼴

당국 “경고문 넣지만, 접종이득 더 커”

한국 정부, 연령별 위험-이득 평가중


한겨레

엠아르엔에이(mRNA) 방식으로 생산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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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청소년까지 확대한 미국에서 최근 화이자·모더나 같은 엠아르엔에이(mRNA) 백신을 접종한 남자 청소년의 심근염·심낭염 발생률이 상당히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미 식품의약품안전처(FDA)가 백신 제품 정보에 “경고 문구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7월에 고교 3학년생 등에게 화이자 접종을 시작할 예정으로, 최근 심근염·심낭염 관련 연령대별 위험-이득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접종 3주 내 심근염·심낭염 발생사례 보고…대체로 잘 회복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톰 시마부쿠로 백신안전성평가팀 부팀장은 23일(현지시각) 미국의 백신 이상반응 감시 체계들에 보고된 심근염·심낭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전문가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개최한 회의에서 이뤄졌다. 먼저 ‘백신 안전 데이터링크’(VSD)에 보고된 사례를 보면, 지난 5일을 기준으로 12~39살 엠아르엔에이 1차 또는 2차 접종자 341만8443명 가운데 26명에게서 접종 3주 안에 심근염이나 심낭염이 발생했다. 100만명 가운데 8명 꼴이다. 26명 가운데 화이자 접종자는 10명, 모더나 접종자는 16명이었다.

그러나 발생률은 2회차 접종인 경우, 또 청소년 남성인 경우로 범위를 좁히면 급격하게 높아졌다. 우선 2차 접종자로만 좁혀 발생률을 따지면 100만명당 12.6명으로 증가했다. 또다른 미국 이상반응 감시 체계인 ‘바레스’(VARES)에 지난 11일까지 보고된 자료를 기준으로 하면, 12~17살 청소년 남성 2차 접종자의 경우 7일 안에 심근염·심낭염이 신고된 비율이 100만명당 66.6명, 18~24살은 56.3명으로 훨씬 더 많아진다. 같은 연령 2차 접종 여성의 경우 발생률이 각각 100만명당 9.1명, 5.5명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국내 10~20대의 심근염·심낭염 자연발생률과 비교해 봤을 때도 크게 높은 것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이날 국내 10대 남성과 여성은 100만명당 각각 0.021건과 0.012건, 20대 남성과 여성은 각각 0.033건과 0.017건이 연간 발생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접종 뒤 심근염·심낭염으로 사망한 사례는 없없으며 대체로 잘 회복되었다는 점도 밝혔다. 동시에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합병증 위험과 견주어, 현재까지는 접종의 이점이 이상반응 위험을 분명히 능가한다고 밝혔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이날 도란 핑크 미 식품의약품안전처 부국장은 “(백신들에) 경고문 추가를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아직 사례 없어…전문가 “예의주시…접종정책 신중해야”


한국에선 아직 화이나자 모더나 접종자 가운데 심근염·심낭염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다. 지금까지는 화이자 백신이 75살 이상에 집중적으로 이뤄진데다 모더나 백신 접종자도 극소수에 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7일부터 30살 미만 군인 34만여명에게 화이자 1차 접종이 진행 중이다. 또 7월19일 이후 고3 수능 응시자를 대상으로 화이자 접종이 시작된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화이자의 허가 변경 신청에 따라 접종 대상 연령을 16살 이상에서 12살 이상으로 낮출지도 검토 중이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부작용으로 인해, 30살 미만엔 접종이 제한돼 있다. 이에 국내 사용 허가가 난 백신 중 20대와 고3에겐 맞힐 만한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말고는 마땅한 백신이 없는 상황이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엠아르엔에이 백신의 심근염·심낭염 유발 위험과 관련해 “진단 기준, 감시 체계, 치료 지침 등을 심장 전공 전문가 소그룹이 현재 진행(분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추진단과 전문가들은 최근 연령대별 코로나19 치명률과 심근염·심낭염의 발생률·중증화율을 비교해 분석하는 위험-이득 평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호흡기내과)는 “아직 심근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지만, 이 병은 너무 늦게 발견되면 심부전으로 이어지는 등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국외 심근염 발생 보고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국내 10∼20대에 대한 접종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하얀 서혜미 김지훈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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