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동행세일' 발맞춰
소상공인 상품 소개·판매
지역 커머스로 새 활로 모색
지자체 사업으로 확장 기대
홈쇼핑 반발 거세 눈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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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지역 소상공인들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곳이 케이블TV다."
IP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뉴미디어에 밀렸던 케이블TV가 지역 커머스 사업으로 활로 모색에 나섰다. ICT 규제 샌드박스의 실증특례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지역 특산물을 생방송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 연계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케이블TV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O들, 공동기획 프로그램 10개 마련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진행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에 발맞춰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지역채널을 활용한 소상공인 상품 소개·판매에 나선다. 11개 케이블TV사들은 동행세일 기간 공동 기획제작 프로그램 10개가량을 선보인다. 일부 대형사의 경우 자체 제작 프로그램도 기획 단계에 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ICT 규제 샌드박스 과제인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 서비스를 2년 실증특례 형태로 승인했다. SO들은 동행세일 행사를 시작으로 지역 소상공인 상생 취지에 맞는 일부 정부 행사에 한해 지역 커머스 채널을 한시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동행세일 행사서 주축이 되는 프로그램은 LG헬로비전의 라이브 커머스 연계 예능 프로그램인 ‘팔도밥상 플러스’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감자나 배추 등 지역 특산물을 판매한 후 이를 편집해 정규방송 프로그램에서 방영하는 식이다. 케이블TV사들은 공동 제작에 참여하고 본방 편성권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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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증특례 승인으로 달라진 점은 QR코드 간편결제 시스템을 부착해 정규 방송 중 소비자들의 ‘실시간 구매’가 가능하게 만든 점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화면의 QR코드를 찍으면 바로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도록 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할 스마트스토어로 연결되면서 소비자들은 자유롭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병행해 상품 추천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홈쇼핑 방송사업자들과 눈치싸움
다만 라이브 커머스가 혼재된 방송 형태라는 점에서 기존 홈쇼핑 방송사업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TV 채널을 통해 상품을 판매한다는 특성이 기존 홈쇼핑과 유사점이 많기 때문이다. 홈쇼핑에 이어 데이터쇼핑(T커머스) 채널 경쟁이 급증한 데다 홈쇼핑 방송에 주어지는 상품 판매문구 및 과장광고 등에 따르는 제약 등을 고려했을 때 ‘역차별’이란 불만이 나왔다.
홈쇼핑 방송사업자들은 정부가 홈쇼핑업계의 요구 사항을 일부 반영한 만큼 한 발 물러나는 분위기다. 전날 심의위는 실증특례 결정 과정에서 주시청 시간대 제외 일일 3시간 이내 제한, 커머스 방송 편성 15분내, 정부 연계 행사 한정 등 다양한 부가조건을 제시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여러 조건들이 주어진 상태로 실증특례가 진행됐기 때문에 케이블TV업계가 이를 준수하면서 잘 진행하는지 우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업계는 제한적으로라도 지역 커머스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케이블TV는 IPTV가 2008년 말 출범한 뒤 2009년 가입자 1514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내리막을 걸었다. 더욱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외국계 OTT들의 공세 강화로 가입자 유지가 더욱 힘들어지면서 지역 연계 편성 확대 등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최소 물량 확보가 필수인 홈쇼핑 채널에 진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지역 사정을 잘 아는 SO들이 지자체 행사 등과 연계해 판로를 확대할 수도 있고 업계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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