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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1조원 들여 새단장… 151년 역사 파리 백화점 재개장 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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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이 재개장 기념식에 참석....리노베이션 비용만 1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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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16년만에 재개장한 파리 1구의 사마리텐백화점/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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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 시각) 파리의 고풍스러운 다리 퐁네프의 북단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섰다. 16년간 문을 닫았던 151년 전통의 고급 백화점 사마리텐이 이날 재개장한다는 소식을 접한 이들이 대거 몰려든 것이다. 100m쯤 줄을 선 손님들을 안내하던 남자 직원은 “첫날 많이들 찾아올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줄을 길게 설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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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장한 사마리텐백화점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선 파리 시민들./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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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장한 사마리텐백화점 내부/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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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텐백화점의 재개장은 많은 이들이 손꼽아 기다려왔다. 1870년 문을 연 이 백화점은 2005년 건물 내 바닥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안전진단이 나온 이후 문을 닫았고, 최근 7년 동안은 리노베이션 공사를 해왔다. 원래 지난해 개장 150주년을 기념해 재개장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미뤄졌다. 이날 파리 시내에서는 사마리텐백화점 재개장이 가장 큰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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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텐백화점 꼭대기. 지붕으로 자연 채광이 가능하다./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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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1일 열린 재개장 기념식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찾아왔다. 마크롱이 사마리텐백화점 소유주이자 유럽 최고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LVMH(루이뷔통모에헤네시)그룹 회장과 나란히 선 장면을 프랑스 언론들이 집중 보도했다. 마크롱은 내부를 둘러보고 임직원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재개장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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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사마리텐백화점 재개장 기념식에 찾아온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오른쪽)과 이 백화점 소유주인 LVMH(루이뷔통모에헤네시)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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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4개를 이어붙인 매장 연면적은 2만㎡에 달하고, 입점 브랜드는 650개에 이른다. 리노베이션 공사 비용은 7억5000만유로(약 1조원)가 들었다. 사마리텐백화점과 연결된 ‘슈발 블랑 파리’라는 객실 72개의 5성급 부티크호텔은 오는 9월초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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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텐백화점 내부 장식물/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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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MH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사마리텐백화점 최고경영자(CEO)인 장-자크 귀오니는 미디어 간담회에서 “리노베이션 기간과 규모에서 정말 놀라운 프로젝트였다”고 했다.

사마리텐백화점 안으로 들어서니 오랫동안 재개장 준비를 해온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 잡았다. 세심하게 그려진 벽화, 자연광이 들어오는 고풍스러운 지붕 마감, 금장으로 반짝이는 웅장한 내부 계단, 예술 작품을 연상케 하는 실내 장식물까지 최고급 백화점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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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인 루이뷔통이 사마리텐백화점 내부에 설치한 소품들/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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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북쪽 리볼리거리를 바라보는 쪽에 물결 모양으로 투명하게 마감된 건물 외벽이 눈길을 끌었다. 이 외벽은 일본 건축회사 ‘사나’의 작품이다. 손님들은 16년만에 문을 연 백화점 내부를 스마트폰에 담느라 바빴다. 계단에 서서 내부를 둘러보던 70대 여성 두명은 “어릴 적부터 드나들었던 추억의 장소가 다시 돌아오니 기쁠 수 밖에 없지 않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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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텐백화점의 투명하고 둥근 외벽/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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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텐백화점은 파리에서도 최고의 요지에 위치하고 있다. 센강 가에 자리잡고 있으며, 루브르박물관·시테섬·오르세미술관 등 명소와 가깝다. 사마리텐백화점은 1960년대 전성기를 누렸지만 1970년대 이후 쇠퇴했다. 2001년 LVMH그룹이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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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옥상에 설치한 카메라가 내려다본 풍경을 실시간으로 백화점 내부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스크린을 설치했다/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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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MH가 거액을 투자한만큼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코로나 사태로 중국인 ‘큰손’이 당분간 찾아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간 르몽드는 “파리의 유명 백화점은 평상시 매출의 절반을 외국인을 상대로 올린다”며 “사마리텐백화점측이 코로나 사태로 2022년말까지도 아시아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찾아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경영 전략을 짜고 있다”고 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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