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장관-쿠데타군 사령관 회담
미얀마 “러시아 덕분에 강군 돼”
미얀마 시민방위군-군경 첫 충돌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부 사령관(오른쪽)이 2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와 악수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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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사령관이 22일 러시아 국방부 장관을 만나 양국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유엔이 지난 18일 미얀마 군부에 대한 무기 공급 차단을 촉구한 바 있는데, 불과 나흘 만에 러시아의 국방 책임자가 미얀마 군 사령관을 만나 협력을 약속한 것이다. 미얀마에서는 쿠데타 이후 이날까지 군경의 탄압으로 875명이 사망했다.
23일 미얀마 <이라와디> 등 보도를 보면,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전날 러시아에서 열린 ‘모스크바 국제 안보 콘퍼런스’(MCIS)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을 만나 회담했다.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미얀마군은 러시아 덕분에 지역에서 가장 강한 군대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쇼이구 장관은 “미얀마는 동남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오랜 전략적 파트너이자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양국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모스크바 국제 안보 콘퍼런스는 러시아가 해마다 여는 국제 안보 회의로, 올해로 아홉번째다.
앞서 유엔 총회는 지난 18일 표결을 통해 “모든 회원국에 미얀마로의 무기 유입을 차단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가결했다. 쿠데타 발생 넉달 만에 나온 유엔의 결의안이었지만, 표결에 참여한 156개국 중 중국과 러시아, 인도, 벨라루스 등 36개 국가가 기권해 의미가 퇴색했다. 미얀마 쿠데타를 옹호하거나 묵인하는 국가가 30여개국에 이른다는 사실만 확인시켜줬다는 혹평도 나왔다.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이틀 뒤인 20일 국제 안보 콘퍼런스가 열리는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의 안보 전문가 등과 만났다. 지난 2월 쿠데타 이후 이뤄진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두번째 외국 방문이다. 앞서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폭력 종식 등 5개 항에 합의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22일 러시아에서 열린 ‘모스크바 국제 안보 콘퍼런스’에서 미얀마 군부의 민 아웅 흘라잉(왼쪽 둘째) 사령관이 세르게이 쇼이구(맨 왼쪽)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회담하기에 앞서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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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중국에 이어 미얀마에 두번째로 많은 무기를 수출하는 국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미얀마 제재 논의 때도 중국과 함께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러시아는 무기 수출을 국가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으며, 2016년 이후 5년간 전세계 무기 수출의 20%를 차지했다. 37%인 미국에 이어 2위였다.
한편, 이날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군경과 시민방위군(PDF·민중방위대) 간 총격전이 발생해 8명이 사망했다. 군사정권에 맞선 국민통합정부(NUG·민족통합정부)는 지난달 5일 시민방위군을 창설했는데, 이들이 군경과 무력 충돌한 것은 처음이다. 군경이 첩보를 입수해 시민방위군 은신처를 급습했고, 시민방위군이 반격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중국 <신화통신>은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 자료를 인용해 시민방위군 8명이 숨지고 8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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