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2일 2차 추가경정예산안 규모가 33조~35조원대라고 밝힌 데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30조원대 초반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여당이 주장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반대 의견을 재확인했다.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주지 않는 대신 자영업 피해보상액을 1차 때보다 20% 이상 늘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일영 민주당 의원이 "올해 초과 세수가 32조원이고 추경 규모는 35조원이냐"고 질의하자 "2차 추경 규모는 30조원대 초반이며 7월 초 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추경 규모와 여당이 생각하는 추경 규모 간에 2조~3조원 간극이 있다. 정부가 검토 중인 추경 지출은 대략 △자영업자 피해 보상용 지원금 7조~8조원 △소득하위 70~80% 국민 지원금 10조~12조원 △캐시백·소비쿠폰 등 2조~3조원 △백신구입개발비·고용지원 등 2조~3조원 △기타 고용대책·부채상환 등 3조~4조원으로 보인다.
여당 주장대로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주면 추가 예산 2조~3조원이 필요한데 여당은 이런 총액을 감안해 최대 35조원을, 정부는 상위 20~30% 고소득층 지급을 제외한 31조~32조원대를 생각하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주장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정부로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당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피해계층을 두껍게 지원하는 형태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편 지급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자영업 손실보상법을 국회에서 처리하면서 소급 적용을 하지 않는 대신 올 1차 때 최대 500만원을 지급한 것에 비해 20% 상향된 최대 600만원 이상을 지급하는 만큼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고소득층 일부를 제외하되 지급액은 작년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 5월 때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가구당 최대 100만원을 지급했다. 이날도 윤후덕 기획재정위원장(민주당)은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피해계층을 좀 더 집중적으로 지원해주되 당에서 말하는 전 국민 지급 방식도 좀 더 협의해달라"며 "국세뿐 아니라 현재 지방재정도 상당히 여력을 축적하고 있으니 잘 협의해보라"고 홍 부총리에게 당부했다. 기재부는 늦어도 7월까지는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이르면 7월 말 늦어도 8월 초에는 실제 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 부총리는 이날 여당이 추진하는 종부세 2% 부과안에 대해서도 정부가 구체적 법안 정비에 나서겠다며 그간 부정적이었던 입장에서 돌아섰다. 현실적으로 논의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대로 뒀다가 7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과세 준비에 대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당은 개편되는 종부세 인하 효과가 올 11월 부과되는 종부세부터 적용되기를 원한다. 당장 내년 대선 결과에 미칠 부동산 민심을 달래야 하기 때문이다. 11월 종부세 고지 전 개편된 종부세 2%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7월 중 고지 대상을 확정하고 합산 배제 작업 등을 9월에 마쳐야 하는 촉박한 상황이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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