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드론 이어 해상 무기 추가 구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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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군부의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러시아를 방문했다. 유엔의 금수조치 결의안이 나온 지 이틀 만에 자국의 최대 무기 공급원인 러시아를 직접 찾는 방식으로 국제사회의 뒤늦은 대응을 비웃은 셈이다.
21일 관영매체 글로벌 뉴라이트 미얀마와 외신 등에 따르면 흘라잉 사령관은 전날 네피도의 군 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했다. 지난 4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정상회의에 이어 쿠데타 이후 두 번째 해외 출장이다. 군부는 이번 출장을 "22일부터 시작되는 '제9회 국제안보 콘퍼런스'에 미얀마 대표로 흘라잉 사령관이 초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흘라잉 사령관의 세부 일정을 보면 진짜 목적은 러시아산 무기 확보에 맞춰졌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흘라잉 사령관은 콘퍼런스에 짧게 참여한 뒤 러시아 연방군 고위직 및 군수업체 대표들과의 회동, 군수업체 공장 및 작업장 견학 등 일정을 연이어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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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업계에선 흘라잉 사령관이 이번 러시아 방문을 통해 미얀마 해군 무기를 러시아산으로 채우는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관련, 방문단에는 육군과 공군이 아닌 모 아웅 해군 총사령관 등 해군 장성들이 대거 포함된 상태다. 한 동남아 군수업계 관계자는 "미얀마 해군 대표단이 흘라잉 사령관과 별도 동선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국제 해상방위전시회에 참석하는 것을 주시해야 한다"며 "이들이 유엔 제재와 상관없이 군부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해군 전력 강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얀마 군부와 러시아는 무기 구매로 이어진 긴밀한 관계다. 러시아 무기 구매 규모가 베트남에 이어 동남아 2위인 미얀마는 1999~2018년 최소 15억 달러어치의 러시아산 항공 무기를 사들였다. 이어 2019년에는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Su)-30 6대를, 지난 1월에는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과 정찰용 드론까지 추가 구매했다. 흘라잉 사령관 역시 쿠데타 이전 6차례나 러시아를 방문할 정도로 '친러시아파'로 알려져 있다. 앞서 그는 쿠데타 실행 일주일 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미얀마로 초대해 비밀 대화를 가진 바 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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