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다원성 통해 비판의식 없는 맹신 타파
물은 H2O인가©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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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한국이 낳은 세계적 과학철학자 장하석 케임브리지 대학교 석좌교수가 물과 관련한 과학지식을 역사적, 철학적으로 재조명했다.
물은 H2O일까? 저자는 이 당연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는 "다들 알다시피 물은 H2O다"라며 "물은 양전기를 띤 수소와 음전기를 띤 산소의 정전기적 결합의 산물이며 전지를 사용하여 분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자들이 어떻게 물은 H2O라고 믿게 됐는지를 살펴보면서 '물=H2O'라고 믿게 된 이유가 정당하고 충분했는지도 따져본다.
연구결과와 치밀한 논증을 따라가면 물이 H2O이면서도 다른 것이기도 하다는 사실도 담겼다.
"물은 중수소를 비롯한 드문 동위원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물의 익숙한 화학적 물리적 속성들은 다양한 이온들의 존재와, 인접한 물 분자들 간의 끊임없는 결합 및 재결합에 본질적으로 의존한다. 단일 분자의 화학식 H2O는 이 같은 물 분자들의 상호작용을 은폐한다."
그는 이처럼 맥락을 살펴보는 '상보적 과학'을 알아야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과 무관심, 비이성적 거부를 넘어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상보적 과학' 첫번째 책 '온도계의 철학'에 이어 이번 책을 펴냈다. 전작 '온도계의 철학'은 '온도 측정법'에 얽힌 난제를 상보적 과학으로 풀어내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책은 총 5장으로 짜였다. 1~3 장은 역사적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다루며 이어지는 4~5장은 실재주의와 다원주의를 설명한다. 각 장에는 독자는 관심 분야와 배경지식의 정도에 따라 읽거나 넘길 수 있는 세 개의 절이 있다.
1절은 비전문가들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소개와 요약이 담겼다. 2절은 저자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한다. 3절은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질 법한 세부사항과 예상되는 반론들을 살펴본다. 따라서 따라 원하는 방식으로 읽을 수 있다.
특히 2절의 내용은 저자가 예리하고 풍부한 과학사적 탐구를 바탕으로 현대 과학철학의 핵심 주제인 실재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능동적 실재주의'와 다원주의를 체계적으로 옹호하는 내용이 담겼다.
책은 하나의 진리가 지배하는 과학의 풍토에서 풍요로운 다원성을 읽어내기를 권장한다. 이는 정해진 ‘정답’을 비판의식 없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한국의 주입식 과학교육에 큰 울림을 준다.
◇ 물은 H2O인가?/ 장하석 지음/ 전대호 옮김/ 김영사/ 2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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