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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사진은 말한다] 촬영용 설치물에 매달린 군중, 1987년 1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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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영삼 후보의 연설을 듣기 위해 군중 수만 명이 여의도 광장을 덮었다. 군중은 민주적 정치 지도자를 갈망하는 것 같았다. 무대 앞에 카메라 기자들을 위한 설치물을 세워놓았는데 일부 군중이 연설하는 김영삼 후보 얼굴을 보기 위해 개미처럼 매달리는 바람에 설치물이 흔들릴 정도였다. 방송 카메라 기자들은 후보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연설보다도 설치물이 무너질까 더 신경을 쓰는 표정이었다. 이해 대통령선거에서 두 김씨(김영삼과 김대중)는 여당 노태우 후보에게 패하고 말았다. 박정희 독재 18년과 신군부 독재 7년을 종식할 수 있는 기회를 양 김이 분열하는 바람에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문민정부 출범은 5년 후로 미뤄졌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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