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이날 ‘평양 지도’ 경위 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영상을 제작한 업체가 자료 구매 사이트에서 실수로 평양이 들어간 영상을 구매했다”고 했다. 영상 파일 제목에 영어로 ‘평양’ ‘북한’이라는 단어가 있었지만, 업체 실무자가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후 준비기획단이 참석한 세 차례의 리허설에서 영상을 시사했지만, 아무도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당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도 리허설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종 콘텐츠 점검이나 승인이 기획단의 주 임무라는 점에서 관리 책임을 사실상 방기했다”며 “민간 행사 업체에 일체 위임하는 중대한 귀책 사유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영상이 단순 실수로 들어갔는지 고의인지 외부 기관 수사 의뢰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책임론에 대해서는 “윗선(청와대)에서 의견을 줄 수는 있지만 내용 검수나 최종 책임은 외교부에 있다”고 했다.
남아공 대통령이 잘린 사진과 이후 수정된 사진.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앞서 정부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임의로 편집된 G7 정상회의 기념 사진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서도 모든 책임을 실무 공무원에게 돌렸다. 정부가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며 올린 사진에는 왼쪽 끝에 서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빠져있는데, 이는 문재인 대통령을 중앙에 두기 위한 의도된 왜곡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정부는 사진을 편집한 문체부 실무자를 징계한다고 밝혔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대통령 사진을 청와대 조율 없이 일선 부처 실무자가 임의로 썼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이용수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