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물리학·상호주관성
일본 교토 리쓰메이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만화를 연구하는 저자가 일본 '소녀만화'와 한국 '순정만화'를 학술적으로 분석했다.
저자는 창작자가 대부분 여성이고 독자의 다수도 여성이라는 점에서 순정만화가 매우 독특한 만화 형태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반짝거리는 커다란 눈동자, 가늘고 긴 신체, 꽃잎이 날리는 배경, 사각형을 벗어나는 자유로운 칸 나누기 구성 등 다른 만화와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다.
순정만화와 유사한 소녀만화는 일본에서 쓰는 표현으로, 1940년대 후반 '소녀잡지'에 연재된 만화를 지칭한 용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한국 순정만화와 일본 소녀만화 역사를 상세히 살핀 저자는 "순정만화는 소녀만화의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매체적 차이와 사회·문화적 차이를 바탕으로 고유한 의미와 정체성을 획득했다"고 주장한다.
소명출판. 334쪽. 2만2천 원.
▲ 생명의 물리학 = 찰스 S. 코켈 지음. 노승영 옮김.
극단적 환경에서 생명이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관심이 있는 우주생물학자가 생물의 진화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물리 법칙에 따라 이뤄졌으며, 다양한 생물에는 보편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자 했다.
저자는 책 첫머리에서 "물리 법칙이 생명 구조의 모든 수준에서 진화 과정의 범위를 얼마나 좁히는지 밝히고자 한다"고 저술 취지를 드러냈다.
그가 생각하기에 두더지의 작은 앞발이나 지렁이의 길쭉한 원통형 몸은 표면적이 작을수록 압력이 크게 작용한다는 물리학 법칙이 작용한 결과물이다. 또 세포 크기는 중력에 찌그러지지 않고 내용물을 담기에 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무당벌레가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데에도 어떠한 방정식이 숨어 있다고 본다.
저자는 "세상이 단순한 것에서 생겨나 무한한 형태로 나아갔다는 견해는 매혹적이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비판하고 물리 법칙이 지금도 생명의 형태를 빚어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열린책들. 488쪽. 2만5천 원.
▲ 상호주관성 = 에드문트 후설 지음. 이종훈 옮김.
벨기에 루뱅대 후설아카이브의 이소 케른 연구원이 에드문트 후설(1859∼1938) 전집에서 '상호주관성'과 관련된 글을 모아 펴낸 단행본. 후설이 글을 쓴 시기는 1905년부터 1935년까지다.
현상학 창시자 후설이 말한 상호주관성은 '한 개인의 주관을 초월하여 다수의 주관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역자인 이종훈 춘천교대 명예교수는 1900년 이후 후설의 주된 관심사가 상호주관성이었다고 역설한다.
이 명예교수는 "상호주관성은 후설이 선험적 관념론을 추구하다 빠진 자기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임시방편이 아니라 선험적 현상학에서 본질적으로, 또 일관되게 다룬 핵심 주제"라고 강조한다.
한길사. 596쪽. 3만7천 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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