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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대의각미록·칠지도와 일본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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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 비망기·사림, 조선의 586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대의각미록 = 옹정제 지음. 이형준 외 옮김.

청나라의 다섯 번째 황제인 옹정제(재위 1722∼1735)가 왕조 정통성을 확립하고, 민간에 퍼진 황실 소문을 논박하려고 반포한 책 '대의각미록'(大義覺迷錄)을 우리말로 옮겼다.

옹정제가 대의각미록을 간행한 계기는 1728년 발생한 증정(曾靜)의 역모 사건이었다. 초기에 크게 괘념치 않은 옹정제는 증정이 저장성 학자들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책은 신문에 응한 증정의 진술을 비롯해 '청 왕조의 정통성과 정당성의 근거에 관하여', '청조와 강희제를 비방한 여유량 글에 대한 옹정제의 반론' 등 상유(上諭, 왕의 말씀)를 담았다.

역자 중 한 명인 이형준 씨는 해제에서 "경전에 근거해 (청을 세운) 만주족을 오랑캐 혹은 금수로 칭하며 만주족의 축출을 앞세우는 한인의 화이(華夷)사상은 유교 이념에 따라 대일통의 노력을 해온 청조의 정통성을 부정한 것이었다"며 이러한 인식에 기반해 옹정제가 '기묘'하게 사건을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기에서는 "대의각미록은 한 시대 속에 놓인 인간을 이해하는 미시사 자료이자 '중화'라는 중국의 정체성 문제를 둘러싼 거시 담론을 읽을 수 있는 사료"라고 평가했다.

도서출판b. 478쪽. 2만4천 원.

연합뉴스

▲ 칠지도와 일본서기 = 홍성화 지음.

고대 한일관계사를 연구하는 저자가 그동안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고를 모아 단행본으로 펴냈다.

저자는 일본 역사서인 '일본서기'(日本書紀)에 주목해 고대 한반도와 일본 열도 관계를 분석한다. 특히 관심을 둔 주제가 일본 이소노카미(石上) 신궁에 있는 '칠지도'(七支刀)와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다는 임나 4현이다.

그는 칠지도 제작 시기가 369년이라는 통설을 거부하면서 "408년 11월 16일에 백제 세자가 진귀하게 태어난 것을 계기로 만들어 왜왕에게 하사한 칼"이라고 주장하고, 임나 4현은 기존에 알려진 전라도 남부가 아니라 경남 서부 일대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저자는 "일본서기를 통한 한반도 관계사상 분석에는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으며, 우리의 틀과 시각으로 일본서기를 재해석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경인문화사. 472쪽. 3만3천 원.

연합뉴스

▲ 숙종 비망기 = 숙종 지음. 김백철 옮김.

조선 제19대 임금 숙종(재위 1674∼1720)이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 쓴 문서인 비망기(備忘記) 중 200편을 골라 원문과 함께 소개했다.

비망기 주제는 크게 천변재이(天變災異), 백성, 역사, 탕평, 기강, 인사, 왕실, 정권 교체라 할 수 있는 환국(換局)이다.

역자인 김백철 계명대 교수는 "숙종실록, 승정원일기, 비변사등록 등을 대조해 숙종 비망기 3천200여 편을 찾을 수 있었다"며 "일정한 분량이 되는 경우나 정치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글을 간추렸다"고 밝혔다.

그물. 400쪽. 2만5천 원.

연합뉴스

▲ 사림, 조선의 586 = 유성운 지음.

대학에서 한국사를 전공한 일간지 기자가 조선 중기 이후 정치와 사회를 주도한 세력인 사림(士林)을 비판적으로 고찰했다.

저자는 조선이 초기에는 체계적인 조세 제도를 운용하고 과거제를 통해 공정하게 인재를 뽑았으나, 훈구파와 대비되는 사림이 집권하면서 부정적 모습으로 변했다고 분석한다.

그는 우리가 아는 조선은 이성계·정도전·이방원이 아니라 조광조·이황·송시열 같은 사림이 만든 나라이며, 역사상 손꼽힐 정도의 원리주의자인 사림은 나라를 이념화하고 교조화했다고 비판한다.

나아가 586세대를 향해 사림과 마찬가지로 특권을 향유하면서도 다른 세력에 배타적이고 위선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주장한다.

이다미디어. 268쪽. 1만4천500원.

연합뉴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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