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애가 나오려 해요”…임산부 전용 119구급차가 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충남도, 전 시·군에 ‘임산부 구급차’ 배치

충남 2018년 전국 최초로 제도 도입


한겨레

119 구급대원이 ‘임산부 전용 119구급차’를 이용하는 임산부를 돕고 있다. 충남도 제공


“양수가 터졌어요!”

지난해 11월3일 밤 충남 청양군 청양읍에 사는 ㄱ씨는 다급하게 119에 전화를 걸었다. 임신 33주 만에 양수가 터졌는데, 청양에는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었다. 신고를 받은 청양소방서 구급대원들은 임산부 전용 119구급차를 타고 ㄱ씨 집으로 출동했다. ㄱ씨는 구급차에 올랐지만,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아이 머리가 밑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구급대원들은 구급차 안에 설치된 응급분만세트를 이용해 분만을 유도했고, ㄱ씨는 구급차 안에서 둘째 딸을 낳았다. 다행히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했다. 임산부 전용 119구급차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충남도는 17일 도내 전 시·군에 ‘임산부 전용 119구급차’를 배치한다고 밝혔다. 임산부 전용 119구급차는 차 안에서 분만이 가능하도록 개조한 것이다. 응급분만세트와 고급형 심장충격기 등 71종의 장비를 갖췄고, 충격을 최소화해 임산부를 옮길 수 있는 전동 들것과 신생아 안전을 위한 추락 방지 시트도 설치돼 있다. 구급대원들은 임신부가 미리 긴급구조시스템에 등록한 임신 시점과 평소 다니는 산부인과 등의 정보를 참고해 응급 상황에 대처하게 된다.

충남 임산부 전용 119구급차 제도는 분만취약지역의 임신부들이 안심하고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2018년 12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출동 실적은 지난해 6049건 등 지난달까지 모두 9034차례에 달한다. 유형별 이용 건수는 △응급 상담 3148건 △영아 이송 1894건 △귀가 서비스 910건 △진료 842건 △현장 처치 504건 등이다. 또 11명의 임산부가 임산부 전용 119구급차 안에서 출산했다.

충남 15개 시·군 중 청양, 태안, 예산, 계룡, 부여, 서천 등 6개 시·군에는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다. 이날 도청에서 열린 ‘임산부 전용 119구급차 출고행사’에 참석한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충남의 임산부 119구급차 서비스는 전국으로 확산해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며 “임산부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고 출산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한겨레 충청 기사 더 보기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33살 한겨레 프로젝트▶‘주식 후원’으로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