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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시험성적서 위조 방송통신기자재 1696건 적합성평가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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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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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방송통신기자재 1696건에 대해 적합성평가를 취소했다. 유통 단계에 있는 기자재는 수거하고, 이미 판매된 경우 적합 여부를 검증한 후 구매자에게 알릴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17일 전파법에 따라 국내·외 378개 업체가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통해 받은 방송통신기자재 총 1696건에 대한 적합성평가(방송통신기자재등의 적합성평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번 적합성평가 취소는 378개 업체가 제출한 시험성적서가 한국 정부(국립전파연구원) 지정을 받지 않은 중국 등에 위치한 시험기관에서 발급됐음에도 한-미 간 상호인정협정(MRA)에 따라 미국 정부가 지정한 미국 시험기관에서 발급된 것처럼 위조한 사실을 적발한 결과다.

전파법에 따라 시험기관은 국내 지정절차 또는 외국 정부와 국가 간 상호인정협정 등을 거쳐 시험장 주소 단위로 지정된다. 지정 시 뿐 아니라, 시험성적서 발급 시에도 시험을 실시한 시험장의 주소를 명시해야 한다. 지정되지 않은 시험기관이 발급한 시험성적서로 적합성평가를 받는 것은 전파법 위반에 해당한다. 시험기관명을 위조하는 등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적합성평가를 받은 경우 해당 적합성평가는 취소 대상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위조 정황을 최초 제보받은 이후, 미국 시험기관을 지정·관리하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협조를 받아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약 6개월간 행정처분 사전통지, 청문 등 행정절차를 진행해 왔다.

조사 결과 378개 업체의 시험성적서 1696건은 한-미 상호인정협정에 근거해 지정된 권한 있는 시험기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BACL에서 발급된 것으로 표기된 것과 달리, 실제로는 시험성적서 발급권한이 없는 기관에서 위조 발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시험기관인 BACL은 미국·중국·대만 등에 시험설비·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한-미 상호인정협정에 따라 지정된 캘리포니아 주 'BACL 서니베일'에 한해 공식 시험·시험성적서 발급 권한을 부여했다. 그러나 해당 시험성적서는 중국 둥관(東莞) 등에 소재한 다른 BACL에서 위조 발급된 것이다.

청문 과정에서 업체들은 시험성적서 위조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으며, 적합성평가를 받기 위한 업무처리 절차를 숙지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청문 주재자 등은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통해 적합성평가를 받은 것은 전파법이 규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적합성평가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전파법 취지상, 적합성평가를 받는 주체인 제조·수입·판매자의 고의·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적법한 적합성평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 전파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조사·청문 결과에 따라, 위조된 시험성적서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적합성평가를 받은 378개 업체의 1696건 기자재에 대해서는 이날부터 적합성평가 취소처분이 부과된다.

전파법에 의해 취소처분을 받은 업체는 취소된 날부터 1년간 해당 기자재에 대해 다시 적합성평가를 받을 수 없다. 적합성평가를 받기 전까지는 해당 기자재를 제조 또는 수입하거나 판매할 수 없다.

적합성평가가 취소된 기자재는 유통망에서 수거되며, 이미 판매된 경우에는 구매자 불편이 없도록 해당 업체가 판매된 기자재의 기술기준 적합여부를 처분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검증해 구매자에게 고지하게 하고, 기술기준에 부적합한 기자재는 수거하도록 했다.

과기정통부는 적발된 378개 업체를 대상으로 적합성평가를 받기 위한 업무처리 절차상 관리감독 책임·주의의무를 촉구하기 위해 관련 업무처리 절차 개선명령을 부과하는 등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도 병행했다.

이번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는 기자재 수거와 업무처리절차 개선 관련 처분 이행 계획을 처분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과기정통부(국립전파연구원)와 협의를 거쳐 수립·제출하고, 처분일로부터 1년 이내 해당 계획에 대한 이행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과기정통부는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미국·캐나다·EU 등 상호인정협정 체결국과 협의해 적합성평가 주관청 간 주기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등 해외 시험성적서 검증절차를 강화하고, 시험성적서 위조행위에 대해 경제적·형사적 제재를 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 사후관리 강화 조치를 포함한 적합성평가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처분 대상 관련 상세 사항은 과기정통부 국립전파연구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처분 관련 기자재의 구매자는 문의 사항이 있는 경우 국립전파연구원의 전담창구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생활 곳곳의 방송통신기자재를 이용하는 데 있어 적합성평가 제도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만큼, 이번 시험성적서 위조는 방송통신기자재 전반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법령에 따른 엄정한 조치를 취해 다시는 전파환경 안전을 위협하고 국민 생활의 불편을 초래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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