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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송영길, 강성친문 비판 “특정세력에 주눅들면 민심과 멀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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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연설서 강성 친문 정면비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특정 세력에 주눅 들거나 자기 검열에 빠지는 순간, 민주당은 민심과 유리(遊離)되는 것”이라고 했다. 당대표가 당내 주류인 친문(親文) 세력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4·7 재보선을 ‘내로남불에 대한 심판’이라며 강성 지지층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히기도 했다. 송 대표는 또 21차례나 청년을 언급하면서, ‘청년특임장관 신설’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안하겠다고 했다.

親文 거리 두기, 이해찬 ’20년 집권론'까지 반성

성과를 강조하던 전임 당대표들과는 달리 송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문은 반성문에 가까웠다. 그는 “민심이 4·7 재보선에서 집값 상승, 조세 부담 증가, 부동산 내로남불을 심판한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당심이 민심과 멀어진 멀어진 결정적 이유로는 ‘당내 민주주의·소통 부족’을 꼽았다.

그는 민주당이 특정 세력에 주눅 들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당내 민주주의가 강화되어 자유롭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는 당의 주요 의사 결정에 ‘문자 폭탄’ 등의 방식으로 개입하는 강성 친문 지지층과 거리를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 이후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가 주최한 행사에서도 “당 일각에서 20년 집권론이 나왔을 때 속으로 걱정했다”고 했다. 송 대표는 “20년 집권하면 좋겠지만 국민 눈에는 오만하게 비칠 수 있다”며 “우리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한 자세로 국민께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친문 세력에게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해찬 전 대표의 ’20년 집권론'까지 직접 공격한 것이다.

청년 21회 언급하며 “청년특임장관 신설”

송 대표는 취임 이후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청년’에 방점을 찍었다. 민주당(24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이 ‘청년(21회)’과 변화(9회)’였다. 그는 “우리 민주당은 존경하는 대한민국 20·30대 청년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고, 공감은 물론 대변하는 것도 부족했다”며 “여러분이 생각하는 공정과 정의의 가치 기준에 부합하지도 못했다”고 반성했다.

당대표 취임 이후 접한 고시원 청년, 공군 중사 성추행 사건 등을 거론하면서 “청년 재난의 시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청년의 삶을 짓누르는 잘못된 구조를 바꾸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청년특임장관 신설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청년의 주거·일자리·교육 등에 대한 종합 대책 마련, 소통 창구 역할을 맡기자는 것이다. 연설 초반부터 송 대표가 민주당의 언행 불일치, 내로남불을 반성하면서 조용하던 본회의장에서는 ‘청년특임장관 신설’을 계기로 첫 박수가 나왔다.

이날 송 대표가 연설에서 공식화한 ‘신용카드 캐시백(적립급)’ 정책 역시 청년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3분기 카드 사용액이 이전 비교 시점(2분기)보다 많을 경우, 카드 포인트로 돌려주는 방안이다. 송 대표는 “소상공인 피해 추가 지원,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신용카드 캐시백 등 ‘3종 패키지’를 중심으로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겠다”고 했다.

“재생에너지만으론 탄소 중립 한계”

송 대표는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완전한 탄소 중립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어 “상당 기간 수소·원자력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에너지 믹스가 불가피하다”며 “북핵 문제 해결을 전제로, 소형 모듈 원자로(SMR)가 산악 지대가 많고 송배전망이 부족한 북한에 에너지를 공급할 유용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MR은 문재인 정권의 핵심 에너지 정책인 ‘탈(脫)원전’과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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