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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손정민 부친, 49재 다음날 "단지 친구 본인에게 듣고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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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6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경찰이 고 손정민 군 친구의 휴대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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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손정민씨의 아버지가 경찰의 '한강 대학생 사망사건' 수사 결과에 의혹을 제기했다. 손씨가 한강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 50일이 지나고, 경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다.

손씨 아버지는 14일 본인의 블로그에 ‘50일과 50만’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손씨의 49재 다음날인 이날, 그는 “(오늘은) 정민이의 사망 50일째 되는 날이자 청와대 국민청원이 50만명을 돌파한 날”이라며 “(국민의) 관심이 없었다면 이 사건은 여기까지 오지도 못하고 진작에 사고사로 종료됐을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손씨 아버지는 경찰의 수사 진행 상황과 관련해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의혹들에 대해서 글로 정리했다. 그는 “처음부터 우리 부부가 알고 싶은 것은 아들이 어떻게 물에 들어갔느냐다”라며 주요 의혹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손 씨 머리의 좌열창·우측 볼 손상 이유, 알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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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이 27일 손씨가 발견된 반포한강시민공원 일대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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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 아버지는 손씨의 부검 결과에 대해서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고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 결과에 따르면 손씨 머리의 좌열창과 우측 볼 손상은 사인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손씨 아버지는 “경찰은 이 상처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그리고 이 상처가 입수 경위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일부에서는 한강에서 발견된 사체에서 종종 발견될 수 있는 상처라고 보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한강에서 익사한 사체들을 살펴보면 한강의 부유물과 유속으로 인해 상처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손씨의 사체 발견 당시 한강 인근에 통나무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 부유물들로 부딪혀 발생한 상처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경찰청은 한강 부유물로 인한 상처라고 확정 지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크게 난 상처라면 둔기에 의한 상처인지 등을 알 수 있었겠지만, 비정형적인 상처로 확인됐다”며 “손씨가 발견된 인근은 유속이 느린 곳이라 부유물로 발생한 상처라고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 수영하듯 들어갔다고 강요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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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민(22)씨를 4시 20분쯤 발견한 목격자는 “친구가 가방을 메고 잔디끝 경사면에서 누워 잠들어 있는 장면을 확인하고 깨웠다″고 말했다. 사진은 손 씨를 깨웠다는 장소다. 서울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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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 아버지는 낚시꾼의 제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제보는 사건 당일 오전 4시 40분쯤 수상 택시 인근 한강에서 무릎이 잠겨 서 있는 남성을 목격했다는 내용이다. 제보자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이 수영하듯 더 안쪽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손씨 아버지는 “(경찰수사 진행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낚시꾼의 제보는 거의 한장을 할애해 서술하고 있다”며 “머리 상처가 있는 아이가 피를 흘리며 수영하듯 들어갔다는 것을 믿으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경찰청 측은 “수영하러 들어간 사람이 손 씨라고 결론 내린 적 없다”며 “현재까지도 추가 정황을 찾기 위해서 목격자와 CCTV 확인을 하는 중인데, 당시 한강에 누군가 들어갔다는 걸 본 목격자의 이야기를 그대로 공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손씨 父 “목격자 진술과 보고서 내용 다르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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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손정민씨 아버지 손현씨가 29일 자신의 블로그에 목격자와의 대화내용을 게재했다. [손씨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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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손씨 아버지는 제보자의 목격 진술과 경찰 보고서 내용이 다르다는 주장도 했다. 사건 당일 오전 2시 18분쯤 손씨와 친구 A씨의 모습을 찍은 목격자는 손씨 아버지에게 “친구 A씨가 손씨의 주머니를 뒤적인 느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이 목격자는 “(친구 A씨가) 짐을 챙기고 흔들어 깨우는 장면이라고 진술했다”고 적혀있다. 엇갈리는 진술 내용에 대해 경찰 측은 “목격자 진술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경찰 보고서 내용 그대로다”라고 설명했다.



A씨 측, 손씨 가족과 만나자 연락했지만 답 없어



손씨 아버지는 친구 A씨에게 풀리지 않은 의혹에 대해 직접 이야기 듣고 싶다고도 했다. 손씨는 "이에 대한 답변을 피의자도 아닌 상태의 (A씨) 변호인에게 듣기보다는, 누군지도 알 수 없는 친척에게 듣기보다는, 충분히 성인이 된 친구 본인에게 듣고 싶다"며 "우리는 다만 알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친구 A씨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정병원 대표 변호사는 “A씨는 5월 19일 정민군 추모공원에 다녀왔고, 그 직후 A씨 부모님이 ‘정민이 부모님을 찾아뵙고 싶다’고 손씨측에 연락을 했다”며 “A씨와 함께 만나려고 했지만, 연락을 받고도 지금까지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변호사는 “지금도 손씨 아버지가 A씨를 만나고 싶다고 연락 한다면 바로 만날 수 있는데, 구태여 블로그나 언론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말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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