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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아마존 0.1주 빌딩 5천원어치 주세요"…소액투자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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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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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값으로 '강남 건물 주주'가 되고, '마켓컬리 주주'도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소액 투자' 플랫폼이 등장하면서다. 이들은 최소 투자 금액을 1000원 단위로 확 낮추고 서비스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MZ세대(1980~2000년대생) 투자자들을 단숨에 사로잡고 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스타트업 '캡박스'는 지난달 모바일 앱을 선보인 지 한 달여 만에 조합원 수가 30%가량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투자 참여 조합원 수가 최근 4100명을 돌파했는데, 모바일 앱 출시 이후 조합원 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전체 조합원 중 20·30대 투자자가 68%에 달한다. 캡박스가 출시한 모바일 앱 '엔젤리그'는 커뮤니티형 공동 투자 플랫폼으로 상장 전 단계의 유망 스타트업 지분을 '클럽딜'이라는 공동 구매 형태로 보유할 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비상장주식은 100주 이상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엔젤리그에선 규모가 작은 딜은 50만원부터 참여할 수 있다. 현재 누적 출자액만 134억원에 달한다.

엔젤리그는 이르면 16일 국내 최초로 소수점 단위로 비상장주식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조합지분 거래' 기능을 신설한다. 설립일로부터 1년이 지난 조합의 조합원이 갖고 있는 지분을 팔면, 구매 희망자가 조합 지분을 사서 해당 조합의 조합원이 되는 방식이다. 오현석 캡박스 대표는 "현재 조합이 설립된 지 1년이 넘은 컬리, 크래프톤, 카카오모빌리티, 무신사 같은 조합 지분을 소수점 단위로 쪼개 상대적으로 작은 금액에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이때 매매 계약이나 명의 거래와 같은 절차상의 복잡함 없이 몇 번의 클릭만으로 거래가 가능해 거래량이 훨씬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핀테크 스타트업 '콰라소프트'는 오는 7~8월 출시를 목표로 해외주식 소액 투자 플랫폼 '오월'의 막바지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돼 1만원 미만의 소액으로도 해외주식을 사고파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엔젤리그처럼 오월 역시 투자자가 공동 구매 방식으로 소수점 단위로 지분을 매입하게 함으로써 환전 비용과 거래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0.4주를 매수하고 싶다고 하면 나머지 0.6주를 콰라소프트가 매수해 총 1주를 공동 구매하는 방식이다. 오월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현재 인터넷 홈페이지는 준비 중에 있다.

주식 외에 앱으로 부동산 증권을 거래하는 플랫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을 주식처럼 쪼개서 지분을 거래하고,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주주들에게 분기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펀블'을 운영하고 있는 '펀드블록글로벌'은 일반 투자자들도 소액으로 중형 빌딩,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같은 상업용 부동산에 공동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을 하반기에 선보인다. 조찬식 펀드블록글로벌 대표는 "펀블에선 블록체인의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발행한 부동산 수익증권을 거래하고, 수익증권 매매 관리와 대금 결제는 증권회사 같은 계좌관리 기관이 담당한다"며 "기존 증권시장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법적 권리를 보다 명확하게 증명하고 거래 절차도 간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건물 임대 수익에 대한 배당금 지급을 진행한 업체도 있다. 블록체인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카사'의 운영사 '카사코리아'는 지난 4월 1호 상장 건물 역삼 런던빌 빌딩의 첫 임대 수익 배당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1DABS(디지털유동화증권)당 배당금이 47원(세전)으로 연 기준 수익률이 공모가(1DABS당 5000원) 대비 3.01%였다. 이 밖에 미술품이나 명품 같은 현물자산에 대한 소액 투자를 중개하는 플랫폼도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 테크핀 스타트업 바이셀스탠다드가 지난 4월 명품·한정판 조각 투자 플랫폼 '피스' 출시와 함께 진행한 '롤렉스 집합 1호' 펀딩은 30분 만에 완판됐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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