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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이 이른바 여권 ‘빅3’(이 지사ㆍ이 전 대표ㆍ정 전 총리) 구도에 균열을 낸 건 이번이 세 번째다. 9일 발표된 한길리서치(쿠키뉴스 의뢰) 조사(5~7일)에서 5.3%를 기록해 정 전 총리(4.6%ㆍ4위)를 처음 앞질렀다. 이 지사(29.9%)-이 전 대표(11.5%)에 이어 3위였다. 13일 발표된 PNR리서치(머니투데이ㆍ미래한국연구소 의뢰) 조사(12일)에서도 박 의원은 이 지사(31.7%)-이 전 대표(13.1%)에 이은 3위(6.9%)에 올랐다. 정 전 총리는 뒤이은 4위(5.9%)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각 기관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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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효과? 이재명 때리기?
박 의원의 상승세는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바람’이 분 시기에 발생했다. 캠페인이나 조직 확장에서 전에 없던 성과를 낸 시기도 아니어서 전문가들은 “이준석 효과”라고 입을 모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기성 정치권을 향한 쇄신ㆍ변화의 목소리가 여권에도 미쳤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미 50대이지만 민주당 대선 주자 중 유일한 97세대(90년대 학번ㆍ70년대생)다. ‘조국 사태’ 국면 등에서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로 불리며 쓴소리를 마다치 않아 다른 민주당 의원들에 비해 내로남불 이미지가 적다는 평을 받아왔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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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지난달 초 민주당에선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행보와 메시지를 20·30세대에 집중해 왔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틱톡’에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노래에 맞춰 춤추는 모습을 올리거나, 유튜브에 ‘편의점 최애 조합’ 등 영상을 올리는 등 청년층 문화에 편승해 왔다. 전국에 조직중인 온국민행복정치연구소의 행사 콘셉트도 늘 청년층과의 간담회 형식이었다. 제시한 정책 중에도 모병제 도입, 청년 감세, 김포공항 이전 및 부지 개발 등 청년층 겨냥한 것이 다수다.
박 의원은 준비를 바탕으로 ‘이준석 효과’에 올라탔다. 지난 11일 이 대표 당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민주당의 시간이다. 여야 대선 주자 중 가장 젊은 박용진 돌풍을 시작하겠다”고 적었다.
내부적으론 ‘1등 때리기’의 누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 의원은 최근 여권 1위 주자인 이 지사의 정책을 공격하는 빈도를 높이고 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은 위험천만한 이야기”(6일), “이 지사의 기본주택 공약은 청사진만 잔뜩 그려 놓고 모델하우스를 지어 홍보만 할 뿐 그 실체가 모호하다”(14일) 등이다. “진영 내 1등을 때리는 건 약세인 주자가 가장 쉽게 주목도를 높이는 방법”(박동원 폴리컴 대표)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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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계속될까, 반짝 효과로 끝날까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장애인 평등소득 실현 기자회견'에서 장애인 평등소득 실현 및 국가장애인위원회 설치 등을 약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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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박 의원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계속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지지율 추이로 봤을 때, 일시적 상승세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여론조사업계에선 지지율 5%부터 고려 대상군(consideration set)에 들어간다고 본다. 박 의원이 5% 이상을 안정적으로 달성했다는 건 국민에게 대선 주자로서 어느 정도 각인됐다는 의미”라며 “박용진표 정책에 대한 주목도도 이전과 다르게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친문(親文ㆍ친문재인) 영향력이 여전히 거센 민주당 구조상 한계가 있을 것 같다”(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의견도 있다. 박 대표는 “박 의원의 상승세는 친문 등 고정 지지층이 아닌, 중도 또는 진보성향 지지층이 민주당의 변화를 촉구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하지만 민주당 당원 구조상 파이는 크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직ㆍ계파ㆍ쌈짓돈이 없는 ‘3무(無) 주자’라는 점은 박 의원의 가능성이자 한계로 거론된다. 민주노동당 대변인 출신으로 2011년 민주당에 입당한 박 의원은 옛 민노당과 민주당 교차 지지층을 일정한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과 결이 다른 이들의 지지가 확장성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당내에서 박 의원을 대놓고 지지하는 의원도 아직 없다. 지난 3월 공개된 관보에 따르면, 박 의원 본인과 배우자ㆍ두 자녀를 합산한 재산은 11억원(예금은 2억 2000만원)이다.세를 불리는 데 보탬이 될만한 재산은 못 된다는 의미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3무는 박 의원의 참신함을 뒷받침하지만 그간 벌여온 ‘마이 웨이’의 부정적 결과이기도 하다”며 “통상적인 정치 문법에선 약보단 독에 가깝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김보담 인턴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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