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끈거리고 어지러워"..고혈압 기자의 얀센 접종 밀착후기

접종날부터 나흘간 얀센 백신 반응 기록

체온 37.8도까지 오르고 혈압 떨어져

개인차 심해 건강 상태 세밀히 살펴야

저는 JTBC 내셔널부 구석찬 기자입니다.

만 42세로 키는 173cm, 몸무게는 71.5kg입니다.

약을 먹지 않으면 혈압이 140(수축기)/90(이완기)mmHg 넘게 나오는 고혈압 환자입니다.

정상 범위인 120/80mmHg 선을 맞추기 위해 혈압약을 복용한 지 5년이 넘었습니다.

얀센 백신 접종 당일날 아침, 제 혈압은 일단 119/78mmHg이었습니다.

이렇게 건강 정보를 밝히는 이유는, 적어도 기자와 비슷한 체형이나 병력을 가진 분들에게 참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저는 예비역 장교로 얀센 백신 접종 대상자가 돼 지난 10일 오전 10시 이비인후과에서 백신을 맞았습니다.

얀센 백신 국내 접종 첫날이었지요.

체온을 측정하고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을 거친 뒤 예방접종 예진표를 작성했습니다. 7번란에는 '고혈압약 복용' 사실을 적어 제출했습니다.

얀센 백신 접종 전 작성하는 예진표

그리고 진료실에 들어가 원장으로부터 얀센 백신과 관련된 설명을 들었습니다.

"저는 고혈압약 복용자인데 괜찮겠냐"고 했더니 "코로나바이러스로 폐가 망가지면 더 위험하고 혈전도 생긴다. 오히려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의 경우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면 맞는 게 훨씬 좋다. 백신 접종 후 고열이 나거나 두통이 심할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 두 알을 먹어도 된다. 접종 부위가 부으면 냉찜질하면 좋고 음주는 나흘 정도는 삼가는 게 좋다."라고 답했습니다.

주사실로 가서 주삿바늘을 기자의 왼쪽 팔뚝 상완근에 꽂고 약물 0.5mL를 밀어 넣는데 걸린 시간은 3초 남짓.

독감 주사를 맞는 느낌과 비슷했는데 접종 직후부터 팔이 뻐근했습니다.

기자는 20분간 경과를 지켜본 뒤 다른 이상은 없어 병원을 나왔습니다.

접종 후 15분간 이상반응을 관찰하는 병원 대기석

반응은 약 6시간 뒤인 저녁 8시 20분쯤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온몸에 열감이 살짝 느껴지고 약한 두통도 생겼습니다.

자정쯤에는 주사를 맞은 왼쪽 팔뚝이 아렸지만 그렇다고 잠을 설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새벽 4시가 되자 허리가 쑤셨고 왼쪽 팔뚝은 운동할 때 쓰는 진통 소염 스프레이를 뿌려놓은 것처럼 얼얼했습니다.

백신 반응이 나타나면 기자가 카톡에 시간대별로 메모한 내용

머리도 지끈거렸는데 혈압에 문제가 생겼나 싶어 측정해봤더니 111/69mmHg로 큰 이상은 없어 보였습니다.

아침 7시에는 속이 약간 메스껍고 현기증도 약하게 느꼈습니다.

백신을 맞은 지 하루가 딱 지난 오전 10시, 오한을 살짝 느꼈고 이마에 미열이 났습니다.

두 시간 뒤쯤 온몸이 더워졌는데 귀 적외선 체온계로 재어보니 체온이 37.8도까지 올라간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얀센 백신 접종 후 37도를 넘어 38도 가깝게 오른 기자의 체온

혈압은 106/78mmHg로 수축기 수치가 계속 떨어지니 걱정도 밀려왔습니다.

백신 반응은 오후 5시쯤 계속되다 잠깐 나아지는가 싶더니 저녁 7시부터 손가락 마디가 아프기 시작하고 전신이 피곤해지고 또 더워졌습니다.

그래도 한번 견뎌보자는 생각에 해열진통제는 이번에도 먹지 않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접종한 지 만 이틀, 그러니까 48시간이 지나니 두통은 덜했지만, 주사를 맞은 부위는 여전히 뻐근했고 열도 났습니다.

가끔 불쾌감이 드는 두통이 생겼다 사라졌다 했습니다.

취재차 외부활동을 조금 했는데 쉽게 피로해지는 느낌이었고 전날보단 나았지만, 여전히 밤에는 머리가 지끈거렸고 약간 어지러웠습니다.

새벽에는 한 번씩 손가락에 쿡쿡 지르는 듯한 통증도 찾아왔고 피부도 조금 가려웠습니다.

접종 72시간이 지나면서 아주 가벼운 두통 외에는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접종 72시간이 지나면서 기자의 몸 상태가 좋아진 것을 기록한 카톡 메모

오후엔 혈압도 정상수치로 돌아왔고 두통도 한결 덜했습니다.

백신 접종 직전 기자의 혈압 수치(왼쪽)와 접종 다음날 새벽, 낮 수치 그리고 접종 나흘째 정상으로 돌아온 혈압(오른쪽)

시간이 흘러 더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얀센 백신 접종 후 오한과 두통, 발열이 심해 이틀 넘게 앓다가 해열진통제를 먹고 나서야 가까스로 몸 상태를 회복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지자체에서 얀센 백신 접종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발송한 문자

지자체가 보낸 링크를 클릭하면 연결되는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 후 건강상태 확인 시스템

혈압이 평소보다 급격히 떨어지는 사람도 나타났습니다.

반면 접종 후, 별 증상 없이 그냥 넘어가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얀센 백신에 대한 개인차가 심한 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구하기 어려운 타이레놀 대신 구매하고 복용하지는 않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타사 진통해열제

얀센 백신 접종 기간은 오는 16일까지인데 접종 대상자들은 자신의 몸 상태를 세밀히 살피면서 백신을 맞고 접종 이후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겠습니다.

구석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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