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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늘어난 윤석열의 '메시지', 뜻은 알쏭달쏭…'3지대'는 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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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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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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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말'이 늘고 있다. '대선수업'을 이어가는 와중에 측근의 전언이 쏟아진데 이어 최근에는 직접 입을 열기도 했다. 대권 주자로 올라선 만큼 자연스레 그의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지만, 모호한 화법 탓에 단번에 이해가 안 된다는 평이 나왔다. 한 측근은 그의 메시지 '해석'에도 나섰다.


尹의 '말말말'…뜻밖의 '해석' 논란'

최근 야당 인사, 전문가들과 회동한 윤 전 총장은 직간접적으로 '정치인 윤석열'로서의 말을 흘려보내고 있다. 이 가운데 윤 전 총장이 총장직 사임 이후 가졌던 첫 공개 일정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서 한 말이 화제였다. 윤 전 총장은 지난 9일 개관식에 참석해 앞으로의 정계 행보에 대해 "지켜봐 달라"며 "거기(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결정적 논란은 윤 전 총장이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 "한 나라가 어떤 인물을 배출하느냐와 함께 어떤 인물을 기억하느냐에 의해 그 존재가 드러난다고 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벌어졌다. 지나친 '번역투' 화법이라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에서부터, '진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윤 전 총장의 '스피커'인 장예찬 시사평론가가 부연설명에 나섰다. 장 평론가는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의 메시지를 두고 "존 F. 케네디의 연설(A nation reveals itself not only by the men it produces but also by the men it honors, the men it remembers)을 인용한 것"이라며 "문화와 인문학을 향한 윤 전 총장의 깊은 관심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득권에 맞서는 개혁과 국민 한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국민을 친일과 반일로 나눠 분열시키는 어떤 세력도 우당의 후손인 이철우 연세대 교수와 함께 하는 윤 총장에게 악의적인 프레임을 씌우진 못할 것"이라 썼다.


모호한 말은 '3지대 후보'의 특징?…안철수·반기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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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오른쪽)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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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의가 모호한 화법은 윤 전 총장처럼 이른바 '제3지대' 잠룡들로부터 흔히 마주했던 장면이다. 19대 대선 도전을 잠시 고려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표적이다.

반 전 총장은 당시 별명이 '반반(半潘) 총장'으로 불릴 정도로 모호한 어법을 구사했다. 2016년 5월 사무총장직 퇴임을 앞두고선 "(퇴임 후)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해 결심하겠다"고 말해 대권도전을 시사했지만, 언론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자 "과대 해석이나 추측은 삼가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퇴임 후 귀국 항공편에 동승한 기자에겐 스스로를 "진보적 보수주의자"로 규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정치입문 초기부터 최근까지도 특유의 모호한 화법으로 비판 받았다. 정치권 밖에 있던 2012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 그는 각종 강연에서 사회 각 분야에 대한 담담한 입장을 밝혀 박수를 받았지만, 정작 출마에 대해선 "(여야가) 소임을 다하면 정치할 필요가 있을까" "열정을 갖고 어려운 일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며 모호한 입장을 지속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안 대표는 지금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새정치'란 줄곧 써 왔지만, 그의 '새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설왕설래가 오간다. 한때 안 대표와 손을 잡았다 결별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그를 향해 "감성적인 언어로 추상성이 높은 모호한 말을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윤 전 총장의 모호한 어법을 두고 여권에서는 공세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CBS라디오에서 "대통령 하겠다고 알려진 분이 계속 자기 친구를 통해 간접화법으로 메시지를 흘리고, 무슨 과외 공부하듯 돌아다니는 것은 국민 보기에 적절치 않다"며 "(등판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을 '불완전판매 상품'에 빗대며 "보험상품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팔면 사기죄로 나중에 보험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가 된다. 대통령은 취소하기도 어려운데 불완전판매가 되지 않도록 미리 자신의 상품을 충분히 설명해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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