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다·책 만드는 일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상담심리 전문가인 이은진 정부서울청사 공무원마음건강센터 마음나래 상담센터장이 함께 쓴 범죄심리 대중서다. 범죄자의 서사를 흥밋거리로 전시하거나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관련 지식을 전하고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책을 썼다고 한다.
책은 편집성 성격장애부터 강박성 성격장애까지 총 10가지로 성격장애 유형을 분류한 뒤 이 가운데 범죄로 이어진 일부 극단적 사례를 다룬다. 행복의 장애물로 간주해 전 남편을 살해한 A씨, 전국 1등만 강요하며 언어 및 신체 폭력을 가한 끝에 아들에게 살해당한 B씨 등이다.
저자들이 전하는 사례와 프로파일링(범죄심리분석) 속에선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애착 관계가 건강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들은 "흉악 범죄에 혀를 차며 한심해하는 것으로 그치기보단 다양한 사람이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사회에서 범죄에 대한 두려움 없이 같이 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된다"고 말한다.
김영사. 200쪽. 1만3천800원.
▲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 = 리단 지음.
10년 전부터 앓은 정신질환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병과 자신의 관계에 대해 만화로 그렸다는 저자가 정신질환자들이 삶을 어떻게 주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살핀 책이다. 저자는 매일 스무 알의 약을 먹어야 하는 양극성 장애 환자이고, 자조 모임을 조직해 다른 환자들을 만나왔다고 고백한다.
책은 저자가 경험한 바와 다른 이들을 통해 배운 것을 토대로 우울증에서 경계선 인격장애와 조현병까지, 처음 정신과를 찾는 방법에서부터 지지 네트워크를 조직하는 법까지 두루 설명한다. 초기 증세 환자부터 평생 관리해야 하는 환자, 주변의 정신질환자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까지 볼 수 있게 내용을 고려했다고 전한다.
저자는 정신질환에 대해 여전히 '다 괜찮다'는 식의 무책임한 위로나 근거 없는 대체요법을 반대한다. 정신질환자가 어떻게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능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지 살피면서 구체적인 실천법도 제공한다. 단순한 위로나 힐링의 차원을 넘어 환자가 주체적인 삶을 꾸릴 수 있음을 설득하고 돕고자 한다.
반비. 392쪽. 1만8천 원.
▲ 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다 = 문정훈 지음. 장준우 사진.
푸드비즈니스랩 소장인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와 장준우 셰프가 진짜 스페인을 찾기 위해 음식문화를 주제로 한 스페인 시골 여행기다. 유명한 관광 명소를 찾는 대신 시골에서 농부를 만나 이야기하고 먹고 마신 이야기가 중심이다.
책은 무더운 기후 탓에 점심을 먹고 해가 질 때까지 휴식을 취하는 '시에스타', 하루에 다섯 끼를 먹는 식사 패턴 등을 소개한다. 또 빠에야 같은 쌀 요리가 어떻게 존재하게 됐는지, 스페인의 사과주 '시드라'와 프랑스 사과주 '시드르', 사이다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스페인의 햄이라고 할 수 있는 '하몬'이 한국에서는 '하몽'으로 불리는 이유 등도 전한다.
상상출판. 304쪽. 1만6천500원.
▲ 책 만드는 일 = 박혜진 외 9인 지음.
출판사 민음사의 전·현직 편집자, 번역자, 마케터, 디자이너 등 10명의 저자가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 들어가는지 경험담을 정리한 책이다. 500권 출간이 목표인 총서 관리를 맡은 팀장, 살아 있는 대문호의 전집을 만들게 된 편집자, 문단의 전설인 시인의 전집 개정판을 내는 편집자 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민음사. 136쪽. 3천 원.
raphae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