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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톨릭 첫 시복 자료 교황청 문서고에?…100년만에 빛보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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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천주교주교회의의 소재 확인 요청에 "기꺼이 함께하겠다" 약속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교황청 사도문서고를 방문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오른쪽에서 세번째) 등 방문단. 가운데는 사도문서고 총책임자인 주제 톨렌티누 데 멘돈사 추기경, 그 왼쪽은 사도문서고장 세르지오 파가노 주교. [주교회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교황청 지원을 받아 한국 가톨릭 첫 시복 관련 사료(史料) 발굴에 나선다.

바티칸을 방문 중인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8일(현지시간) 교황청 사도문서고(옛 비밀문서고) 총책임자인 주제 톨렌티누 데 멘돈사 추기경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주교는 1924년 교황청 시성성에 전달된 한국 가톨릭 첫 시복 관련 부속 문서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지원을 청했고, 동석한 사도문서고장 세르지오 파가노 주교로부터 기꺼이 함께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조선 말기인 19세기 천주교 박해 시기 순교한 이들의 시복을 청하는 문서를 1924년 교황청에 보냈다.

정확히 특정되지는 않지만 기해박해(1839년)·병오박해(1846년) 순교자 79위 또는 병인박해(1866∼1873년) 순교자 24위 관련 시복 문서일 것으로 추정된다.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는 1925년 7월, 병인박해 순교자 24위는 1968년 10월 각각 복자품에 올랐고 이어 1984년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모두 시성됐다. 이른바 한국 가톨릭의 103위 성인들이다. 여기에는 첫 한국인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도 포함돼 있다.

교황청에 시복 관련 문서를 보낼 당시 재판 문서와 순교자들에 대한 증언 등 여러 기록을 담은 참고 자료를 함께 전달했는데, 이 가운데 참고 자료는 원본이 사라져 현재 그 소재가 불분명하다고 한다.

이후 교회사 연구자들 사이에서 해당 문서가 교황청 사도문서고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제시됐고, 이번에 이 주교의 바티칸 방문을 계기로 주교회의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교황청에 문서 소재 파악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방문단의 일원으로 자리를 함께 한 김종강 신부는 "교회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서"라면서 "그동안 사도문서고에 있을 것으로 추정만 했지 이를 직접 확인하려는 시도는 하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협력을 청했고 그에 대한 지원을 확인받은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로마 유학 시절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에서 교회사를 전공한 김 신부는 조선 왕조 시기 순교한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의 시복 안건 청원인 및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의 실무책임자 자격으로 방문단에 합류했다.

방문단은 이 주교와 김 신부 외에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총무인 박선용 신부, 시복 안건 재판관 대리인 박동균 신부 등 4명으로 구성됐다.

방문단은 9일 교황청의 해외 선교를 총괄하는 인류복음화성 문서고를 찾은 뒤 시성성 장관인 마르첼로 세메라노 추기경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어 10일에는 시성성 차관 파비오 파베네 대주교 등과 만나 이벽 요한 세례자 등 133위의 시복 예비심사 자료를 전달하고 국무원 외무부 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를 면담하는 일정이 잡혀있다.

방문단은 마지막 날인 11일 인류복음화성 장관 루이스 안토니오 고킴 타글레 추기경을 만난 뒤 귀국길에 오른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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