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과 미얀마 군사정권의 외교수장 운나 마응 르윈이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제공=신화·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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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미얀마 쿠데타 군부에 맞서고 있는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가 중국에 대화를 촉구하는 한편 ‘반중감정 고조’를 경고하는 메시지도 함께 보냈다.
9일 현지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NUG는 지난 7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앞으로 보낸 공개서한에서 “NUG는 중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미얀마 쿠데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적절히 관여하지 못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번 서한은 NUG가 최근 아세안 대표단이 미얀마를 방문해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을 비롯한 군부 인사만 만난 후에 나왔다. 아세안과 중국이 민주진영의 NUG와 어떤 접촉이나 대화 없이 쿠데타 주범인 흘라잉 총사령관에게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NUG는 중국과 양자·다자 플랫폼을 통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얻길 고대한다며 ”천 하이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와도 편할 때 접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NUG는 ”중국 정부는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만든 국가행정평의회(SAC·군정 최고기구)가 미얀마 국민들을 대표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이처럼 군부를 미얀마 정부로 정당화하려는 노력은 양국 국민관계를 해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쿠데타를 ”중요 내각 개편“이라며 ”내정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미얀마 군부 규탄과 제재에 반대하거나 강도를 대폭 낮추도록 하고 있다.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은 중국을 ‘군부의 뒷배·더러운 친구’라고 부르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5일 천 하이 주미얀마 중국대사가 흘라잉 사령관을 만나 ”미얀마 지도자“라고 부른 일은 미얀마 내 반중감정을 다시 한 번 자극했다.
그럼에도 민주진영이 중국에 대화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군부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국가가 사실상 중국뿐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흘라잉 사령관은 쿠데타 이후 반(反)군부·반중정서가 고조된 와중에도 중국기업을 보호할 것이라며 지방 당국에 별도의 지시를 내릴 만큼 중국을 각별하게 대하고 있다.
이번 아세안과의 회의에서 왕이 부장은 ”아세안의 미얀마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군부정권의 운나 마웅 르윈 외교장관을 만나 아세안 5개 합의사항 이행 및 폭력 중단, 정치적 대화 재개를 당부했다. 그러나 중·아세안 특별외교장관 회의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은 주요 의제로 거론된 미얀마 사태에 대해 ”지역평화와 안정유지에 힘 쓴다“는 내용만 담겼다. 미얀마 군부에 대한 규탄이나 공동제재 등 군부를 압박할 수 있는 내용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놓고 아세안이 미얀마 군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토록 배후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한 탓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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