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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크라테스 헬스클럽·다시 피어나려 흔들리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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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크라시·친절한 독재자, 디지털 빅브라더가 온다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 소크라테스 헬스클럽 = 현상필 지음.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인문학 패널 출연 및 공공기관 강연 등 인문 스토리텔러로 활동하는 저자가 우리가 왜 운동하는지에 관한 해답을 찾고자 여러 신화와 철학 원전을 탐색한 뒤 나름의 결론을 담은 책이다. 그는 다원 예술공연 단체 '책의 노래 서율' 대표이기도 하다.

책은 기원전 5세기 델로스 동맹의 맹주가 된 아테네에서 운영한 체력 단련 시설 '김나시온'을 고대의 헬스클럽으로 볼 수 있다고 소개한다. 18세에 군 복무를 시작하기에 앞서 전투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청소년들이 체력 단련을 하던 시설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도 김나시온을 찾아다니며 청년들과 대화하고 본질적인 주제에 관해 토론하기를 좋아했다고 말한다. 김나시온에선 레슬링과 격투기, 멀리뛰기, 복싱 등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당대 청년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였고, 가장 이슈가 되는 주제로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책은 '몸과 운동'이라는 시각을 토대로 매일 레슬링 연습장을 찾은 알키비아데스, 그리스 제전에서 두 차례 우승한 플라톤, 영혼의 평정을 위해 극한의 육체 단련을 했던 디오게네스 등의 사례도 전한다. 이를 통해 운동의 최고 가치는 단지 건강이나 아름다움이 아니라 잠재력 발현이며, 운동을 통해 최고의 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을유문화사. 368쪽. 1만6천원.

연합뉴스


▲ 다시 피어나려 흔들리는 당신에게 = 기시미 이치로 지음. 양소울 옮김.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알프레드 아들러를 30년간 연구한 일본의 철학자가 나이 쉰을 맞은 중년을 위한 철학적 조언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1956년생인 저자는 왕성하게 강연 및 집필 활동을 하던 2006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경험을 통해 삶이 허망하게 멈춰 설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고 고백한다. 나이 쉰에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들을 되돌아보고 남은 인생을 의미 있게 살기 위한 철학에 골몰했다고 강조한다.

책은 빤한 위로는 지양한다. 그리스어의 '선'과 '악'에 도덕적 판단이 들어있지 않다는 데 주목하면서 무엇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판단하는 게 선과 악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관계에서도 내 힘이 미치는 범위 안에 없는 문제에 관해서는 묵묵히 참고 따르라고 조언한다.

멀리깊이. 292쪽. 1만6천원.

연합뉴스



▲ 해피크라시 = 에바 일루즈·에드가르 카바나스 지음. 이세진 옮김.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 사회학과 교수와 스페인 카밀로호세셀라대 강사인 저자가 행복학과 행복 산업이 좋은 삶에 대한 우리의 기대를 어떻게 변질시키며 어떤 대가가 따르는지 비판적인 관점에서 살핀 책이다.

책 제목 '해피크라시'는 '행복'이란 뜻의 '해피'와 '정치체제'를 뜻하는 '크라시'(-cracy)의 합성어로 저자들이 만든 용어다. 저자들은 행복의 시대란 흐름을 타고 시민권의 개념, 새로운 강압적 전략, 새로운 정치적 의사 결정, 새로운 경영 방식 등이 등장하게 된 양상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한다.

책은 행복과 정치의 관계를 다루면서 행복과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관해서도 조명한다. 행복을 교육에까지 끌어들이는 추세를 비판하면서 노동 조직의 문제까지도 살핀다. 또 행복이 21세기 들어서는 수많은 돈이 오가는 세계적인 상품이 됐다고 지적한다.

청미. 292쪽. 1만6천500원.

연합뉴스



▲ 친절한 독재자, 디지털 빅브라더가 온다 = 한중섭 지음.

책 리뷰 채널 운영자인 저자가 검색 엔진과 SNS로 시작한 디지털 기업이 어떻게 디지털 빅브라더로 변모했고, 첨단 기술의 발달이 어떻게 이들의 진화를 돕는지를 풀어낸 책이다. 카카오의 글쓰기 플랫폼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이다.

책은 24시간 내내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며 모든 결제를 데이터화하는 블록체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이란 이름으로 특정 정보만을 제공하는 알고리즘 등을 언급하며 "기술이 인간의 마음을 해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가상현실이 현실을 대신하는 사례가 늘어날수록 메타버스(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진 3차원 가상세계)를 창조한 디지털 빅브라더의 힘도 더욱 강력해진다고 경고한다. 침묵하며 방관하는 대신 감시를 감시하고 용기 있게 투쟁한다면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강조한다.

웨일북. 200쪽. 1만2천원.

연합뉴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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