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커피 한잔' 표지(왼쪽)와 김호길 시인 |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모르겠네, 아직 가본 적 없는/ 그 성소의 종루에서/ 종소리가 아주 멀고 은은한 그 시간쯤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네,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지상의 커피 한 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한 잔/커피 맛이 아주 다르지 않겠는가."
재미동포 김호길(78) 시인이 최근 국내에서 펴낸 시집 '지상의 커피 한잔'(문학아카데미刊)에 실린 같은 제목의 시 일부다.
시집에는 이 시를 포함해 63편의 작품이 실렸다. '오래된 시간 앞에서', '고독한 사이프러스', '미안, 미안', '철들기는 글렀네', '시인의 에스프리' 등 총 5부로 구성됐다.
김 시인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나는 평생을 떠돌며 살고 있다. 내 시는 '철새의 깃털'"이라며 "앞으로도 좋은 시를 쓰고 싶고, 내 영혼의 음악 같은 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향아 시인은 해설에서 "그의 시는 반세기 동안 고국을 떠나 살면서도 모국어의 진국에 젖어 있는, 변함없는 시인의 정서를 엿보게 한다"고 썼다. '천사표 꽃장수', '수리수리 마하수리', '뭇국을 마시며', '옹이', '비빔밥', '신기루', '귀신 잡는 해병', '인두겁을 쓰고', '알라와 얼라' 등의 시들이다.
경남 사천 출신인 김 시인은 1963년 개천예술제 제1회 시조 백일장 장원을 하면서 등단했고, 서벌·박재두·김춘랑·김교한·조오현 등과 '율시조 동인'으로 활동했다. 대한항공 국제선 파일럿으로 근무하다 1981년 사직 후 미국에 건너갔다.
미국과 멕시코에서 '해바라기 농원'을 경영하는 그는 현대시조 문학상, 미주 문학상, 한국 펜클럽 시조 문학상, 동서문학상, 팔봉문학상 등을 받았다. 시조집 '하늘 환상곡', '수정 목마름', '절정의 꽃', '사막 시편' 등과 영문 시조집 '사막 시편', 수필집 '바하사막 밀밭에 서서' 등 다수의 작품집을 펴냈다.
ghwa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