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M62 이미지 [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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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왜 틱톡 앱이 탑재돼 있나요?”
올초 인도 등 해외 시장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M62(혹은 F62)가 뒤늦게 이슈로 떠올랐다. 숏비디오 플랫폼 ‘틱톡’ 앱을 필수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한 스마트기기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모습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M62 제품에는 오피스(Office)나 링크드인(LinkedIn), 아웃룩(Outlook) 등 마이크로소프트 앱 외에도 틱톡,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등 제3자의 소프트웨어 중 일부가 필수로 설치돼야 한다. 어떤 앱을 설치해야하는지는 해당 제품이 어느 지역에 공급되는지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아랍에미리트(UAE) 버전에는 틱톡이 필수앱이지만, 틱톡 이용이 금지된 인도에서는 틱톡 대신 다른 앱이 필수로 설치될 것으로 추정된다.
6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IT 전문 유튜버 언더케이지(UNDERkg)는 최근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M62 제품을 리뷰하면서, 숏비디오 플랫폼 ‘틱톡’이 필수 설치앱으로 설정돼 있음을 확인했다. [유튜브 채널 언더케이지] |
이처럼 PC나 노트북, 스마트폰에 출시 전 미리 설치돼 있는 앱은 과대포장됐다는 의미에서 ‘블로트웨어(bloatware)’라고 불린다. 제조사나 통신사 입장에선 블로트웨어를 통해 앱 개발사로부터 광고료를 받거나 데이터 사용량을 늘릴 수 있지만, 이들 앱이 필요없는 이용자들은 일부러 앱을 삭제하는 번거로움을 호소한다.
지난 1월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쓰는 한 유럽 이용자는 삼성전자 유럽 커뮤니티를 통해 “삼성은 왜 틱톡을 필수앱이라고 부르면서, 필수 설치를 강요하나.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해당 화면에 갇혀있다”고 호소했다. [EU 삼성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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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을 블로트웨어로 설치하는 삼성전자 제품이 있다는 사실은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한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는 중국 정부가 틱톡을 통해 미국 내 사용자 1억명의 개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틱톡 다운로드를 금지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틱톡의 미국 사업체를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고 난 뒤 틱톡 금지 명령과 매각 협상 모두 흐지부지됐지만 ‘틱톡 서비스에 백도어(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비)가 심어져 있다’ 의혹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아예 인도 정부는 틱톡을 포함한 59개의 중국 앱을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영구 퇴출시킨 상태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6월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267개의 중국 앱을 잠정 금지하고 개인 정보 보호와 안전 문제에 관한 요건의 준수 상황을 설명할 기회를 줬지만, 결국 중국 기업은 인도 정부가 수긍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지난 2월 인도 등 해외 시장에 출시된 갤럭시M62(F62)는 ‘왜 국내에는 이렇게 가성비 좋은 제품을 출시하지 않느냐’는 등 역차별 논란이 불거질 만큼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던 제품이다. [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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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M62는 출시 당시 ‘왜 국내에는 이렇게 가성비 좋은 제품을 출시하지 않느냐’는 등 역차별 논란이 불거질 만큼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던 제품이다. 가격은 30만원대에 불과하지만,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약 1년 반 전 출시된 100만원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된 것과 유사한 성능을 갖췄다. 또 배터리 용량은 7000밀리암페어시(mAh)로 아이폰12(2815mA)의 2.5배에 달한다.
하지만 틱톡이 필수 설치앱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오히려 “가성비에는 이유가 있었다”는 등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틱톡을 못 지우는 것은 불쾌하다” “저렴한 가격은 틱톡 때문이었나” 등 반응을 내놓고 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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