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미얀마 카친주 한 도시에서 학생들이 군사 쿠데타에 반대하는 민주화운동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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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 반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군부가 전국공립학교 개학을 지시했다. 하지만 학생 상당수는 개학에도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라와디·미얀마나우 등 현지매체는 2일(현지시간) 현재 미얀마 군부의 지시로 전국 공립학교가 개교했지만,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교원연맹(MTF)은 지난달 24일 군부 압박으로 학생 등록이 시작된 이후 약 90만명만 등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920만여명이 등록했던 지난해와는 대조적이다.
교원연맹 한 관계자는 "개학 후 교실 대부분은 빈 상태"라며 "지난해 3000~5000명이 등록한 학교에도 지금은 수십명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등록한 학생이 아예 없는 곳도 있다"며 "일부 교사들은 가르칠 학생이 없다는 걸 알고 떠났다"고 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 한 고등학교에서 군인들이 스쿨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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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도 교사도 "군부 체제 교육 반대"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군부의 교육 시스템을 불신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군사 노예 교육이 자녀들에게 주입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수업 재개 반대를 선언했다.
한 고등학생은 "우리는 학생과 수백명의 사람들을 죽인 군부가 연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며 몇몇 학생들이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학생의 친구 중 한명은 양곤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다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교사들도 직장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교원연맹에 따르면 미얀마 교사 약 40만명 가운데 절반이 시민 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고 있다.
군부에 의해 정직처분을 받은 한 교사는 "내가 좋아하는 직업을 포기하게 됐지만, 불의에 맞서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 측 민주주의민족연맹(NDL)이 지난해 11월 8일 열린 총선에서 83%의 득표율로 하원 440석 가운데 315석, 상원 224석 중 161을 차지하자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쿠데타 이유를 부정선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천 기자 kim.ch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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