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가 열렸다. 당 대표로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과 출신의 프로그래머라는 정체성을 가진 이 전 최고위원의 존재감을 키운 건 정치인의 무기인 말하기와 글쓰기다. 그는 하루에도 십수 건씩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정치권 안팎의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선명하게 펼친다. 아예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가 ‘인스타그램 팔로우 좀 해주세요. 굽신굽신’이다. 또 라디오는 물론 예능을 포함한 TV 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해 인지도가 높은데, 사석에서 2030 남성들이 다가와 사인이나 사진촬영을 요청하는 일이 적지 않다.
높은 인지도에서 한 발 더 나가 2030 표심 결집 능력을 인정받은 건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다. 당시 오세훈 후보 캠프의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아 '2030 시민 유세단'을 꾸렸는데, 이들의 활동이 오 후보에 대한 청년층의 호감도를 키우는 데 역할 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특히 이 전 최고위원이 집중적으로 공략했던 20대 남성의 경우 출구 조사에서 70%가 넘는 비율로 오 후보를 지지했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마냥 운이 좋았다고 하기엔 공력도 만만찮다. 이 전 최고위원은 주요 당직을 두루 맡는 등 정치적 자산을 꾸준히 다져왔다. 2011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선 비상대책위원을, 새누리당을 탈당해 합류한 바른정당→바른미래당(국민의당과 합당)에선 최고위원을 맡았다. 정치 입문 당시 '하버드 출신 박근혜 키즈' 이미지에 갇혀있던 그는 탄핵 때 새누리당을 탈당하며 박 전 대통령과 결별 수순을 밟는다. 당시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창당한 바른정당에 합류해 2020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과 통합할 때까지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을 지켰다. 2018년 바른미래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지만 '경험과 경륜'을 내세운 손학규 후보에 막혀 3위로 최고위원이 된 경험도 있다.
2019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준석 최고위원(왼쪽)이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종택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특히, 최근 이른바 '반페미니즘 노선'을 강하게 내세우며 여성계와 대척점에 선 걸 두고선 “질 나쁜 포퓰리즘”(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이란 비판에 직면했다. 28일에도 2030 여성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준석이 되면 국민의힘은 철저히 2030 남자들만 대변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다수 제기됐다. 발언 횟수가 많고 입장이 선명한 만큼 논란이 되는 경우도 적잖다. 바른미래당 시절 사석에서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 욕설이 담긴 비난을 한 녹취 파일이 공개돼 윤리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 전 최고위원의 선전을 놓고 당에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야당의 한 전직 중진 의원은 “당원들이 변화를 기대하는 건 맞다”면서도 “이렇게 가도 되나 싶다”고 토로했다. 당선될 경우 지도부 구성에 난항을 겪을 거란 우려도 있다. 원내 경험이 없는 만큼 당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에는 중량감 있는 인사로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에 한 국민의힘 의원은 “당장 주요 당직에 과연 원내 인사가 나서려고 할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