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미러
1998년 출간했던 시집 '옷걸이에 걸린 羊' 이후 23년 만에 시의 세계에 공식으로 돌아왔다.
시인은 속도를 맹종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허점을 관찰자 시점에서 쉬운 언어로 꼬집는다. '배달의 민족'을 비롯한 각종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초고속 배달부로 일하는 사람들, '쿠팡맨'처럼 초고속 배송을 하는 인터넷 쇼핑업체의 배송 기사들의 노동과 애환을 아날로그적 감성과 느린 시선에서 노래한다.
'7과 1/2층은 어디에 있나요?// 엘리베이터 7층과 8층 사이/ 쿠팡맨이 쓰러졌다./ 과로사였다./ 결국 자기를/ 천국으로 배달한 새벽'(시 '쿠팡맨의 과로사' 일부)
폭력과 분노의 세계를 온전히 받아내야 하는 '펀치 머신'의 비애나 성(聖)과 속(俗)의 경계를 허무는 사우나가 담보하는 구원과 위로의 의미를 다룬 시들도 있다.
'재앙의 나날들이었다./ 열정의 청년 노예들은 애굽으로 팔려갔다.'(시 '사우나 출애굽기' 일부)
주창윤은 1963년 대전에서 태어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글래스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 '세계의 문학' 봄호로 등단했으며, 저서로 시집 '물 위를 걷는 자 물 밑을 걷는 자', 문화 비평서 '역사드라마, 상상과 왜곡 사이', '한국 현대문화의 형성', '대한민국 컬처코드' 등이 있다.
한국문연. 112쪽. 1만원.
▲ = 2013년 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김덕희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표제작을 포함해 수년 동안 다듬어온 단편 여덟 편을 수록했다.
기존에 흔들림 없이 가졌던 믿음과 가치관이 깨지고 무너지는 모습을 통해 허구와 실체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우리가 사실로 알던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충격은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여정으로 이끈다.
김덕희는 첫 소설집 '급소'로 제23회 한무숙문학상을 받았다.
문학과지성사. 298쪽. 1만4천 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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