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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추경에 '경부道 지하화' 담은 건 서울시 의지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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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서울시 추가경정예산안에 담기며 공식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은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진 게 아니다. 7년간 일관된 목소리를 내온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공이 없었다면 이 사업은 빛을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조 청장은 27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시장 업무보고 때 지하화 용역 예산이 들어간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내년 본예산으로 예상했지, 이번 추경안에 담길지는 몰랐다"며 "6억원 규모면 용역으로는 매우 큰 규모다. 서울시의 의지가 굉장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최근 공개한 추경안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용역'에 예산 약 6억원이 편성됐다. 서초구는 앞서 2015년 매일경제와 공동으로 지하화 심포지엄을 열고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2016년에는 5대 전문학회의 연구용역, 해외 석학들을 초빙한 국제 콘퍼런스 및 공청회를 열어 여론을 환기시켰다. 작년에도 매일경제와 공동으로 지하화 심포지엄을 개최했고, 이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야 유력 후보들이 지하화 공약을 발표하는 계기가 됐다.

이 근간에는 매일경제가 2009년 국민보고대회 '스마트 코리아: 한국 대개조를 위한 매경의 제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자고 제안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조 청장은 이 사업이 단지 강남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 서북권 통일로와 연결하는 '강남·북 고속도로'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부고속도로처럼 만성 정체를 빚고 있는 은평구의 통일로를 지하화하고, 이를 지하화된 경부고속도로와 이어지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은평구에서 강남까지 차로 20분이면 갈 수 있다.

사업비는 용지 일부를 매각한 대금으로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서초구에 따르면 도로 옆 완충녹지 9만평 중 2만평 정도만 민간에게 매각해도 3조5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조 청장은 "이 매각 대금 3조원가량은 2016년 용역에서 추정한 것인데, 지금은 그때보다 땅값이 훨씬 높아져 이 매각 대금으로 사업비 충당은 물론 통일로 지하화 재원에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강 지하로 가는 건 터널굴착기계(TBM 공법)를 쓰면 되고, 이 공법은 한국이 세계 최고"라며 "터키 보스포루스해협을 관통하는 '유라시아 터널'도 한국 기업이 만들었다"고 했다. 이 터널은 SK건설이 수주해 2016년 12월 개통했다. 또 조 청장은 "지하의 공기 질도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례에서 보듯 최첨단 정화 장치를 설치하면 지하 공기가 깨끗해진다"고 말했다.

다만 서초구가 제안한 안은 현재 경부고속도로 지상부를 아파트로 채우는 건 아니다. 그 대신 10차선 도로는 공원화하되 완충녹지나 IC 부근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안이다. 조 청장은 "지금 10차선이 있는 곳에 아파트를 몰아 짓는다는 건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며 "7㎞, 10차선 너비의 뉴욕 센트럴파크 같은 게 생긴다"고 말했다.

또 "10차선은 공원화하되 IC는 고층 아파트로 하고, 완충녹지는 인근 아파트 조망권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주택을 넣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도 용역을 해봐야겠지만 IC 부분만 해도 1만가구 이상 지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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