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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첫발…서울시, 올 추경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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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부고속道 지하화 첫발 ◆

서울시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해 서둘러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매일경제가 지난해 말 '리빌드서울' 프로젝트에서 제안한 것으로, 제한된 서울시 땅을 삼차원(3D)으로 입체화해 시민들에게 공간을 돌려주자는 취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내년 예산이 아닌 올해 추경에 관련 예산을 반영함으로써 강력한 추진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25일 서울시가 발표한 '2021 서울시 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 기능 고도화 용역을 위해 6억원을 편성했다. 기능 고도화란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 구간(6.8㎞)을 지하화하는 걸 의미한다. 도로가 지하로 내려가면 그동안 단절됐던 경부고속도로 동서 양편이 이어지고 지상에는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용역 기한은 내년 6월까지다.

그간 서초구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주창했지만 서울시 차원에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예산안에 반영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아직 용역수립 단계지만 아이디어 수준을 넘어 행정행위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습 지·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도로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해 용량을 증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지상도로 구조개선을 통해 단절된 동·서 간 공간을 통합하겠다"고 설명했다.

경부고속도로 외에도 강변북로(가양대교~영동대교·17.8㎞) 지하화를 위한 예산도 편성했다. 강변북로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고 지상에 보도·공원 등을 만들어 한강공원과 연계할 계획이다.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내년 6월까지 추진한다. 이는 '한강 르네상스'를 재추진하기 위한 교두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 오세훈 시장 1기 재임 땐 강변북로 뚝섬 구간 480m를 지하화하고 서울숲과 뚝섬유원지를 연결하는 1㎞ 띠 모양의 대형공원을 만든다는 계획을 내놨기 때문이다.

한남IC~양재IC 지하화땐…"지상구간에 주택 2만가구 가능"


서울시, 내년 6월까지 용역착수
美 빅디그·스페인 M30처럼
상습정체 해법으로 급부상

국토부 추진 '양재IC~동탄'은
지하 추가로 교통처리량 확대

매일경제

서울시가 상습 교통 정체 구간인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 구간 지하화를 추진한다. 25일 서울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한남IC 일대가 정체를 빚고 있다. 원형 그림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구상 구간 개념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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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상습 교통 정체 구간인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 구간(6.8㎞)을 지하화하는 구상을 결국 추진한다. 국토교통부가 서울 양재IC 이남부터 경기 화성 동탄 구간을 지하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서울시가 양재IC 북쪽을 대상으로 비슷한 방안을 공개하면서 인근 지역 주민과 건설 업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서울시는 경부고속도로 외에 또 다른 상습 정체 구간인 강변북로(가양대교~영동대교·17.8㎞)를 지하화하는 작업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고가도로 철거와 도로 지하화를 통해 한강 둔치 등 상부 공간 활용이 극대화되면서 다양한 경제사회 효과를 거두고 있는 외국 선진 도시들처럼 서울 도시계획도 '입체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 보스턴 중앙간선도로 밑 터널 프로젝트를 말하는 '빅디그', 프랑스 파리 지하 고속도로 '듀플렉스 A86', 스페인 마드리드 도심순환고속도로 'M30' 등 외국에선 도로를 입체화한 사례가 상당히 많다.

서울시가 내년 6월까지 경부고속도로와 강변북로 지하화를 위한 타당성조사·용역을 추진하는 이유는 두 도로가 서울에서도 가장 혼잡한 곳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하화를 통해 혼잡도를 줄이고, 도로 때문에 단절된 공간을 연계해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통상 서울시 같은 지자체가 예산에 반영해 용역을 맡기는 행위는 앞으로 해당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시민과 업계의 관심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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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남IC~양재IC 구간 지하화는 서울 서초구 등이 중심이 돼 연구해왔다. 지하 1·2층에 상·하행선을 분리 건설해 12차로를 확보하고, 지상에는 공원 등을 꾸며 단절된 동서 생활권을 연결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정형 중앙대 건축학과 교수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 주변 완충 녹지 9만평에는 대략 2만가구를 건립할 수 있다. 7만평(1만5000가구)을 공공주택으로 지을 수 있고, 나머지 2만평을 민간에 매각하면 사업비(3조5000억원) 확보와 함께 분양주택이 4000가구 이상 나올 수 있다는 추산이다.

반면 국토부가 밝힌 경부고속도로 수도권 구간 입체 건설 방안은 현재 지상도로를 그대로 이용하는 동시에 지하도로를 추가로 지어 교통 처리 용량을 늘리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시는 국토부와 서초구 방안 등을 모두 참고해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실효성을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부고속도로 서울·수도권 구간 지하화 얘기가 계속 나와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는 차원"이라며 "서울시 차원에서 실행 가능한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변북로는 최근 3기 신도시 건설 등이 예고되면서 해당 도로가 처리할 수 있는 교통량이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서울시는 타당성조사를 통해 강변북로 지하화가 가능한 구간이 어디인지, 도로 때문에 단절된 한강공원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개발 업계에서는 서울시의 이 같은 움직임이 오세훈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정비계획' 등에 강변북로를 지하화해 대규모 문화공원을 조성하고, 성수동에서 한강으로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보행로를 만든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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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계획에 따르면 먼저 강변북로를 지하화한 480m 구간 상부와 기부채납한 토지 등을 이어 서울숲과 뚝섬유원지를 연결하는 1㎞ 띠 모양의 대형 공원을 만든다. 공원 안에는 공연·전시시설, 창작스튜디오, 어린이도서관 등 다양한 시설을 함께 설치한다는 방안을 담았다. 한강을 넘어 압구정까지 이어지는 1㎞ 길이의 보행교를 만든다는 계획도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타당성조사이기 때문에 실행 여부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면서도 "지하화 방안과 경제성(B/C) 등을 확인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경부고속도로·강변북로 말고도 이미 여러 곳에서 도로 입체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장 앞선 곳은 서부간선도로다. 지난해 터널 모든 구간 굴착을 완료했고 올 8월이면 시운전을 거쳐 개통된다. 상부 공간에 녹지를 조성하는 사업은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데 이를 위한 실시설계는 지난달 완료됐다. 최근 서울시의회에서 통과된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의 핵심도 지하화 사업이다. 또 현재 주차장으로 쓰이는 탄천 동부도 공원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탄천동로가 일부 지하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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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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