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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친환경 포장’ 비트코인, 추가하락 막기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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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적 채굴방식 변화로 반등모색

손익분기 3.6만弗 넘으면 차익 실현할 수도

헤럴드경제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5일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자산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해 48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합]


지난주 추락했던 가상자산이 반등세다. 환경 파괴적인 채굴방식에 변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와 중앙은행들의 디지털화폐 발행 추진으로 점차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어 추세적 반전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관측이 여전히 우세하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세일러는 트위터를 통해 북미지역 비트코인채굴협의회(Bitcoin Mining Council) 결성 소식을 전했다. 일론 머스크 역시 이 모임에 참가했다. 앞서 머스크는 친환경적이지 않다며 테슬라 결제수단에서 비트코인을 제외시켜 가상자산 시장을 크게 뒤흔들었다.

중국이 가상자산 채굴을 단속하는 명분 가운데 하나가 환경 문제다. 친환경 채굴에 대한 기대가 추락하던 가상자산 가격에 제동을 건 셈이다. 하지만 아직 친환경 채굴이 이뤄진 것도 아니고, 중국의 진짜 의도는 디지털 위안화 성공에 있는 만큼 이번 재료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등은 오히려 차익 실현을 부추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취득에 투입된 4100억달러 중 절반 이상이 지난 12개월 동안 유입됐다. 또 이중 1100억 달러가 1비트코인을 평균 3만6000달러 아래에서 매입했다. 3만6000달러 이상의 가격에서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 테슬라는 올 1분기 상당 규모의 비트코인을 처분해 수익을 남겼다. ‘설화’를 일으킨 머스크가 뒤늦게 가상자산 가격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10억 달러 이상을 비트코인에 투자한 테슬라의 안전한 차익실현을 위한 노림수 일수 있다.

새삼 입증된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기관들이 포트폴리오 내 가상자산 비중을 줄일 가능성도 감지된다. 기관들의 자산 편입은 각종 파생상품 수요를 촉진시켜 변동성과 안정성을 낮출 수 있는 전제 조건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말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보여준 큰 폭의 가격하락과 높은 변동성은 포트폴리오 내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이 각각 60%와 40%인 기본 포트폴리오 모형에서 비트코인 비중이 5%라면 변동성이 미국 10년 국채의 10배인 20% 이상으로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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