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가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서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대행 겸 원내대표와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김해=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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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23일 국민의힘은 ‘노무현 정신’을 외치며 추도 분위기에 함께했다. 경남 김해 봉화마을을 찾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대행 겸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에게 허리를 숙이며 극진한 예를 갖췄다.
국민의힘은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 앙숙이었던 과거와 선을 긋고 노 전 대통령을 '소통과 통합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유연해지려는 시도다.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교해 현 정부를 깎아 내린 것이기도 하다.
김 원내대표는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 보수 야권 인사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배지를 달고 추도 문구가 새겨진 검정색 마스크를 쓴 김 원내대표는 "통 큰 소통과 진영 논리를 넘어선 통합의 정신이 아쉬운 요즘 시점이다.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남기신 그 뜻을 우리의 이정표로 삼아갔으면 좋겠다”고 추도했다. 또 권 여사와 주먹 인사를 하면서 “가끔 찾아 뵙겠다”고 인사했다.
국민의힘 당대표가 추도식에 참석한 건 2016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의 정진석 전 대표대행 이후 5년 만이다.
국민의힘이 노 전 대통령을 '그냥' 치켜세운 건 아니다. '노무현 재평가'를 통해 '노무현 정신 계승자'를 자처한 문재인 정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전 대통령의 통합 정신을 거론하며 "불공정과 불평등으로 국민을 갈라놓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에 ‘국민 통합’이야말로 가장 절실한 가치가 아닐 수 없다”고 정권을 겨냥했다.
야권 대선주자들도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을 갈라쳤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노 전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을 꿈꿨다. 그분이 살아계셨다면 공정이 무너지고 거짓과 위선이 판을 치는 현 정권의 모습에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적어도 노 전 대통령은 지지층에게 욕먹을 용기는 있는 분이셨다”면서 "문 대통령은 지지층을 설득할 용기도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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