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만해 한용운 말꽃 모음
러시아 해군 북방함대 소속의 '쿠르스크'함이 2000년 8월 하계 해상훈련 도중에 어뢰의 연쇄 폭발로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조원 118명이 모두 사망했다. 대처만 잘했으면 함미에 있던 23명의 승조원을 구할 수 있었으나 군의 무능과 무대책으로 방치하다시피 하고 말았다.
더욱 문제는 승조원을 희생하더라도 군사 기밀을 지켜야 한다는 군부 고위층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자세였다. 노르웨이와 영국 해군이 지원을 제안했지만, 러시아 군부는 서방측에 의해 구조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별장에서 느긋하게 휴가를 보내고 있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침몰 사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없이 며칠을 보냈다.
이렇듯 쿠르스크 침몰 사건은 단순히 예상치 못한 잠수함 한 척의 침몰 사건이 아니라 군과 당국의 무능과 무대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후 유족과 당국의 갈등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한국의 '세월호 사건'을 연상케도 한다.
이 책은 2003년에 'A Time to Die'라는 원제로 출간됐으며 2019년 영화 '쿠르스크'로 개봉되기도 했다. 이번 책은 영화 개봉과 함께 다시 출간된 개정판을 바탕으로 번역한 것이다.
울력. 368쪽. 1만8천원.
▲ 멸종 = 애슐리 도슨 지음. 추선영 옮김.
멸종은 지구 전역에서 자행되는 공공재에 대한 공격의 산물이다. 하루에도 100여 종의 생물종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저자는 멸종 위기의 근본 원인을 살피고 그 해결책을 모색한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간은 자연을 변형하며 문명을 구가해왔다. 특히 500여 년 전부터 본격화한 유럽의 팽창과 근대 자본주의 발전과 더불어 그 파괴력은 전 세계로 확산해 지구 전체를 갉아먹고 있다. 멸종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고 생물다양성이 살아나 지구 전체에서 그 혜택을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자본주의가 확장해온 역사를 살피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기후 변화와 멸종이라는 문제를 자본주의의 문제로 인식하고 환경정의를 추구하는 광범위한 반자본주의 운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대형 포식동물이 생태계의 다양성과 회복력을 유지하는 핵심으로 야생복원론 등의 대책을 내놓는다.
두번째테제. 124쪽. 1만2천원.
▲ 만해 한용운 말꽃 모음 = 한용운 지음. 전보삼·이주영 엮음.
실천적인 독립운동가이자 승려였던 만해 한용운은 죽는 그 날까지 민족적 의기를 꺾지 않은 저항적 시인으로도 유명하다. 선생은 1944년 꿈에 그리던 독립을 한 해 앞두고 입적했다.
이번 책에는 나의 존재가 한없이 위대하다고 굳게 믿으면서 약자를 위해, 시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밝은 세상을 만들자는 선생의 말꽃 180여 편이 담겼다.
책은 '자유는 생명이다', '청년들이 어둠을 깨야 한다', '하늘은 일하는 사람을 돕는다', '용감하게 전진하라',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 '나는 무한아이며 절대아다',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 등 모두 7부로 구성돼 있다.
단비. 224쪽. 1만3천원.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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