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과 관련한 국회 긴급현안보고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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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북한으로 전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침이슬'이나 '임을 위한 행진곡'과 같은 민중가요가 북한 대학생들 사이에서 불리길 바란다면서다. 태 의원은 북한의 고위급 외교관 출신 탈북자로,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북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태 의원은 북한이 5·18 민주화운동을 다루는 방식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평양국제관계대학교 1학년이었던 1980년 5월 북한은 당시 광주의 상황을 연일 보도했다고 한다. '전두환 파쇼 군부'가 민중봉기를 무참히 진압했다는 식의 보도가 자주 나왔다고 태 의원은 회상했다.
이후 북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아침이슬'이 한국의 노래인 줄도 모르고 퍼지는 등 북한 사회에서는 5·18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이뤄졌다고 한다.
그러나 태 의원은 "언제부터인지 북한 노래방에서 '아침이슬'이 금지곡으로 선정되며 슬며시 사라지고 있었다"라며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성격 규정도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태 의원에 따르면 한국에서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이후 북한에서는 '민주화'라는 표현이 점차 빠지고, '인민봉기'라는 측면이 강조됐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하에서는 '광주 대학살', '광주학살', '광주항쟁' 등으로 정의되며 군부에 의한 민간인 학살 측면이 강조되었다고 한다.
태영호 의원이 41주기를 맞은 5·18 민주화운동을 하루 앞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주화정신을 북한으로 전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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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의원은 최근 북한에서는 5·18에 대한 보도마저 뜸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 의원은 "최근 노동신문에 '광주 대학살'이라는 제목으로 곧잘 나오던 기사마저 점점 뜸해지고 있다"며 "2019년 한 해 동안 노동신문은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기사를 26건이나 실었다. 하지만 2020년에는 6건밖에 싣지 않더니 올해에는 5월 17일 현재까지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기사가 한 건도 없다"고 했다.
이러한 현상은 북한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태 의원의 설명이다. 올해로 5·18 민주화운동은 41주기를 맞았다.
그는 "북한 당국은 북한체제에 '덕'이 될 줄 알았던 남한의 5·18 민주화 운동이 사실 그대로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지면 오히려 '해'가 될 것이란 자각을 한 것 같다"라며 "독재정권에 항거해 민주화를 이루고자 했던 우리 국민의 희생정신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파된다면 김씨 세습 독재정권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되겠는가"라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북한으로의 5·18정신 전파"라며 "나는 우리의 '아침이슬','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 대학생들 속에서 다시 불리길 바란다"라고 희망했다. 그는 "5·18 정신이야말로 북한 주민들을 민주주의와 자유로 해방시킬 위대한 유산이며 숭고한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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