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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5월15일 생활고로 고통받는 누군가의 '스승의 날' [오래 전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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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6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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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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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5월15일 ‘생활고 때문 늘어만 가는 교사이직’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익숙한 이 노래가 불리는 날이 또다시 돌아왔습니다. 누구나 ‘스승의 은혜’ 노래를 들으면 떠오르는 인생의 스승이 있을 것입니다. 5월 15일인 오늘은 그분들의 은혜에 감사하는 스승의 날입니다.

하지만 ‘스승의 은혜’가 무색하게 교사들의 고충은 끊이질 않습니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의 발표에 따르면, 24%의 교사들이 “향후 5년 내에 교직을 그만둘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교사들은 직무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으로 ‘과도한 행정 업무’와 ‘학급관리의 어려움’ 등을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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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5월15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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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에도 힘들어하는 교사들이 많았나 봅니다. 1971년 5월15일 경향신문에는 ‘생활고 때문 늘어만 가는 교사이직’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당시 문교부가 실시한 교원퇴직실태조사에 따르면 한 해 동안 교단을 떠난 전국 초중고 교사의 수가 만이천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1960∼70년대의 교사 이직 문제는 꽤 심각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가 보도되기 8년 전인 1963년부터 문교부는 이직률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하는데요. 교원 수당과 연구 수당을 인상하고 연금 제도를 개정했습니다. 교육대 출신자의 경우 병역 의무를 면제해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들에도 불구하고 이직률을 줄이는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고 합니다. 해마다 스승의 날이 되면 교사들의 높은 이직률이 문제로 제기됐지만, 올해도 뾰족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당시 기사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교사들의 가장 큰 이직 사유가 ‘생활고’로 꼽혔다는 점입니다. 가사를 담당할 사람이 없어 떠나는 초등학교 교사가 전체 이직 교사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중고등학교 교사의 경우 더 좋은 직장을 찾기 위해 떠난다는 교사가 40%를 넘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한 경제적인 이유로 교단을 떠난 교사가 전체 초중고 이직 교사의 92%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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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가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을 위한 보육교사 서명운동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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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이 지난 지금도 생활고로 교육 현장을 떠나는 교사들이 있습니다. 바로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입니다. 주로 1년 미만 단기 계약을 하는 이들의 월급은 최저임금인 182만원에 그칩니다. 지난해 ‘민간·가정 어린이집 보육교사 기본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0%에 가까운 이들이 현재 받고 있는 급여가 최저임금이라고 답했습니다. 추가수당을 받지 않는다고 대답한 사람도 89%에 달했습니다.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와 같은 자격증과 경력을 가져도 임금 격차를 겪습니다. 임금격차는 교사의 경력이 쌓일수록 더 커집니다. 연차에 따라 호봉이 높아지는 국공립 교사와 달리,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임금에 경력이 전혀 반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낮은 임금은 결국 높은 이직률과 연결됩니다.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이직률은 보육교사의 평균 이직률을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스승의 날은 모든 선생님들의 노고와 헌신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스승의 날에 사회의 다양한 선생님들이 함께 행복할 수는 없을까요?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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