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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김부선 변경하고 소형원전 도입을"…송영길, 文에 직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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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간담회에 앞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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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 정국을 속전속결로 강행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여 집권 5년차 국정과제 마무리를 위한 '의기투합'과 함께 틀어진 당청 관계 봉합에 나섰다.

박준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이어졌던 당청 갈등을 수습하고 '원팀'을 강조한 자리지만 앞으로 여당이 정책 전환을 예고한 부동산 정책 등을 둘러싼 파열음이 불가피해 남은 1년 임기 동안 언제든 당청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이번 청문 정국에서 당의 낙마 요청을 수용한 문재인 대통령으로선 향후 이어질 경제부총리 등 후속 개각 과정에서도 더 큰 부담을 갖게 됐다.

14일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40분가량 진행된 민주당 신임 지도부와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당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송영길 대표가 "우리 당이 내년 3월 9일 (대선에서)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임을 받아야 문 대통령이 성공하는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정책에 당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데 대한 화답이다. 이번 청문 정국에서 드러난 것처럼 내년 대선을 앞두고 권력의 균형추가 여당으로 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측은 이런 현실을 감안해 최대한 충돌을 자제하겠다는 속내다.

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이 되면 정부와 여당 간에 틈이 벌어지기도 하고 당내에서도 분열된 모습이 드러났던 것이 과거 정당의 역사였는데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어 "일자리, 부동산, 불평등 해소 등은 당정청이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이자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재보궐선거 패배를 쓴 약으로 삼아 국민의 가장 아픈 부분을 챙기는 데서부터 정부 여당이 유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 대표는 "지도부와 함께 대통령과 당정청이 하나가 돼서 남은 1년을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송 대표는 부동산 정책을 비롯해 '김부선' 논란이 불거진 GTX-D노선과 탈원전 기조,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을 조목조목 열거하며 당의 주도권을 강조했다. 최대 현안인 부동산의 경우 현재 여당에선 재산세는 물론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까지 손질을 예고하고 있다. 송 대표는 "당장 내년 재산세 부과 문제부터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청년세대를 위한 주택정책을 강화해달라는 제안도 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가격 안정, 투기 근절, 안정적 공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함께 기울이자"며 기존 부동산 정책 기조에 무게를 뒀다.

특히 이날 송 대표는 "4차 국가철도망 계획이 6월에 확정이 될 텐데 GTX -D노선이 김포에서 끝나는 바람에 서부 지역에서 상당한 민심 이반이 있다"며 "전향적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국토교통부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GTX-D노선은 김포에서 부천까지만 연결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김포 시민은 물론 여당 소속인 김포시장과 이 지역 국회의원들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 기조인 '탈원전' 정책에 대한 미묘한 엇박자도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2050년 탄소중립 선언으로 탈석탄에 대한 방침을 분명히 했지만 여전히 논란이 큰 탈원전 기조에 대해선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송 대표는 "두산중공업이 협력하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중국, 러시아가 지배하는 원전 시장에 한미 간 전략적 협력을 통해 이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원전 '제로'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 SMR는 별도의 신산업 영역이지만 정부의 탈원전 기조 때문에 제대로 성과를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송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경수사권 조정에 이어 2차 검찰개혁인 기소·수사권 분리와 언론개혁도 청와대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코로나19 극복과 관련해서도 백신 접종 '노쇼' 예방을 위한 시스템 개발 등을 요청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토종백신 개발 필요성, 백신 선구매와 같은 파격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남은 기간 국민과 소통을 늘려달라는 여당 건의도 있었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가 취임하면서 그동안 총리 대행을 맡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총리 교체를 비롯해 해양수산부 장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추가 개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임성현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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