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윤희영의 News English] 두손 마주치는 ‘하이 파이브’에 얽힌 안타까운 이야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스포츠 경기에서 득점을 하거나 승리를 거뒀을 때 선수들끼리 연신 ‘하이 파이브'를 하며(slap high-fives) 기쁨을 나눈다.

‘하이 파이브’는 손을 벌려 머리 위로 치켜올리고(raise open hands above head level) 손바닥을 함께 마주치는(slap their palms together) 동작이다. 이 동작을 ‘창시’한 사람은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의 선수였던 글렌 버크라는 것이 정설(widely-accepted theory)이다.

1977년 10월 2일 다저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벌일 때였다. 6회말(in the bottom of the sixth inning) 더스티 베이커가 3점 홈런을 쳐내 동점을 만들었다(hit a three-run home-run to tie the score). 당시 더그아웃에 있던 버크가 뛰어나가 두 손을 머리 위로 쳐들고(thrust his hands over his head) 홈으로 들어오는 베이커를 맞이했다.

slap = 철썩 때리다, 갈기다

- His father slapped on his face in a fit of pique. (그의 아버지는 화가 나서 그의 뺨을 때렸다.)

thrust = 밀다, 찌르다

- He thrust her out of a train. (그는 그녀를 열차에서 밀쳐버렸다.)

베이커는 이상한 자세로 환영해주는 버크에게 어찌해야 할지 몰라 자신도 두 팔을 들어 손바닥을 쳤다(smack his palms). 이어 타석에 나선(go to bat) 버크 본인도 홈런을 날렸고(clout for the circuit), 이번엔 베이커가 똑같은 동작으로 축하해줬다. 이것이 효시가 된 것이다.

1952년생인 버크는 고교 때부터 만능 선수로 각광받다가(get the limelight as an all-round athlete) 1972년 드래프트 때 다저스에 선발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embark on his professional career). 셔츠 안에 수건을 집어넣고(stuff towels under his shirt) 안짱다리로 뒤뚱뒤뚱 더그아웃을 돌아다니며(waddle bowlegged around the dugout) 감독 흉내를 내는 등 익살을 부려 팬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선수가 됐다.

둘레 43㎝ 이두박근(43㎝ biceps) 등 타고난 체격 덕분에(in virtue of a gifted physique) ‘킹콩’이라는 애칭도 얻었다(earn the nickname ‘King Kong’).

get the limelight = 각광을 받다, 세상의 이목을 끌다

- The main actress gets the limelight while others take the flak. (다른 배우들은 맹비난을 받는데 여자 주연배우는 각광을 받고 있다.)

embark on = ~에 착수하다, 나서다, 시작하다

- She is about to embark on a new journey. (그녀는 새로운 여정에 나서려고 한다.)

waddle = 뒤뚱거리며 걷다, 어기적거리다

- The fat man waddled up the stairs. (그 뚱뚱한 남자는 뒤뚱뒤뚱 계단을 올라갔다.)

in virtue of = ~의 덕분에, 때문에, ~에 의해

- He acquired the right in virtue of a treaty. (그는 조약 덕분에 그 권리를 얻었다.)

그런데 동성애자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편견과 오도된 분노의 소용돌이에 만신창이가 됐다(be thoroughly hurt in a spire of prejudice and misdirected anger). 절친한 친구가 팀 동료들에게 무심코 말해버린(blurt out) 것.

동료들로부터도 배척을 당한 그는 방출됐고, 새 팀에서도 조롱과 멸시를 당하다(be mocked and despised) 27세 나이로 끝내 야구계를 떠나야 했다.

삶은 더욱 처참해졌다(get more wretched). 동성애자 소프트볼 리그에 들어가 나름 안정을 찾았지만, 또 한 번 비극적 전기를 맞게 된다(take a tragic turn). 1987년 과속 차량에 치여 오른쪽 다리가 네 조각 났다. 우울증에 빠져 마약에 손을 댔고(spiral into a depression and turn to drugs) 돈이 떨어지면 도둑질까지 했다.

blurt out = 무심결에 말하다, 불쑥 말하다

- I didn’t mean to blurt it out like that. (나는 그렇게 불쑥 말해버릴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다.)

despise = 경멸하다, 업신여기다

- Don’t you know why they despise him so much? (그들이 왜 그를 그토록 멸시하는지 너는 모르겠니?)

결국 감옥살이를 하다가(be put behind bars) 무일푼으로 풀려나(be released penniless) 노숙자가 된 그는 구걸을 하고 친구들로부터 얻어먹으며 연명하다(barely manage to stay alive panhandling and mooching off friends) 1995년 5월 30일 세상을 떠났다. 에이즈까지 걸린 상태였다.

한 신문의 부고기사는 그의 마지막을 이렇게 기록했다. “하이 파이브를 만든 그가 누구의 하이 파이브도 받지 못한 채 쓸쓸히 세상을 등졌다(turn his back on the world all by himself).”

be put behind bars = 감옥에 갇히다, 수감되다

- People like you have to be put behind bars. (너 같은 인간들은 콩밥 좀 먹어봐야 해.)

panhandle = 구걸하다, 빌어먹다

- There are some villains who force the children to panhandle. (아이들에게 구걸을 하도록 강요하는 악한 자들이 있다.)

turn his back on the world = 세상을 등지다

- His grandmother turned her back on the world three months ago. (그의 할머니는 3개월 전에 세상을 떠나셨다.)

[영문 참조자료 사이트]

http://priceonomics.com/the-inventor-of-the-high-five/

http://theweek.com/article/index/218844/the-birth-of-the-high-five

http://en.wikipedia.org/wiki/Glenn_Burke

[윤희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