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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여 ‘1명 낙마’ 돌파구 안 먹히자 야당 배제…강 대 강 대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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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명 모두 ‘철회’ 요구하며 총리 인준과 연계

여, 두 번의 원내대표 회동 ‘평행선’에 결국 강행 처리

야 “대통령 면담 요구”…김오수 청문회 등 정국 먹구름

[경향신문]



경향신문

안도의 주먹인사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왼쪽에서 두번째)와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뒤 의원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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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13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과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두고 하루 종일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다. 여권은 야당이 부적격으로 지목한 장관 후보자 3명 중 1명을 사실상 내주고 대치 정국을 돌파하려 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총리 공백’의 장기화를 막아야 한다며 김 후보자 인준 절차를 먼저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야당은 장관 후보자 3명 모두 낙마는 물론 김 후보자 국회 인준까지 연계하면서 강공으로 맞섰다. 접점을 찾지 못하자 여권은 국민의힘을 배제하고 김 후보자 인준을 단독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하며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고, 14일 청와대 앞 의원총회를 예고했다.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는 쉽게 풀기 어려워 향후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에도 여야가 거칠게 부딪칠 것으로 관측된다.

여야는 ‘선 김부겸 후보자 처리’ 대 ‘김부겸 후보자 연계’라는 입장으로 대치했다. 먼저 승부수를 던진 건 여권이었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면서 여당의 부담을 덜어준 셈이 됐다. 민주당은 3명 중 1명의 낙마로 야당의 의견과 민심을 받아들였다는 명분을 내걸었다. 코로나19 상황과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일정 등을 고려해 총리 공백 상황을 빨리 해소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야당에서 집중적으로 문제가 된 박준영, 임혜숙 후보자 중 한 분 정도 낙마하는 것으로 문 대통령이 인사를 수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고맙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강공을 이어갔다.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에도 국민의힘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역시 부적격이라며 더욱 압박했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도 둘째딸 가족의 라임펀드 특혜 투자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처리를 거부했다. 김 후보자 청문특위 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서병수 의원이란 점을 활용해 특위도 산회하면서 맞섰다. 국민의힘이 강력하게 대치하는 배경에는 4·7 재·보궐 선거 이후 달라진 야당의 위상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의도도 녹아 있다.

두 번의 원내대표 간 회동에도 평행선을 달리던 여야 협상은 ‘강 대 강’ 대치로 끝을 맞았다. 여권은 강행처리를 선택했다. 박 의장이 이날 저녁 본회의를 열어 직권상정으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상정했고 민주당 등 여권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특위 보고서 채택 절차는 건너뛰었다. 민주당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도 열고 임·노 후보자의 청문경과보고서를 단독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상임위에 참석은 했지만 표결엔 참여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장 농성, 문재인 대통령 면담 등의 카드를 꺼내며 대항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개의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이어 14일 청와대 앞에서 항의의 뜻을 담아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시작 전 “국민무시 인사참사 대통령은 사과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이날 김 후보자 인준 절차가 국민의힘 동의 없이 처리되면서 여야 관계는 경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원내사령탑 간 첫 대결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끝나면서 향후 법안을 논의해야 할 5월 국회 개의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순봉·박광연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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