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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中의 ‘항모 킬러’ 미사일 피해… 美 하늘에 ‘항공모선’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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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북핵 위기에 맞서, 종종 니미츠·로널드 레이건·시어도어 루스벨트 등 3척의 항모를 한꺼번에 태평양에 배치한다. 작년 6월에 이어, 지난 2월에도 3개 항모 전단(戰團)을 태평양에 띄웠다. 하지만 중국이 ‘항모(航母)킬러’로 알려진 ‘둥펑(東風)-26’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2018년부터 배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대 70~80대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 항모는 둥펑-26에게 수지 맞는 타깃이 된 것이다. 미 해군도 이 위협을 심각히 여겨 중국 해안에서 최소 1600㎞ 밖에 항모를 배치하지만, 이는 함재기들이 공중 급유 없이는 작전할 수 없는 거리다.

그래서 궁리한 것이 공중에 C-130 수송기를 개량한 항공모선을 띄우고, 이 모선(母船)에서 무인 공격기를 발사하는 것이다. 현재 미 국방부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방산업체인 다이네틱스(Dynetics)와 함께 개발 중인 ‘X-61A 그렘린(Gremlin)’ 드론은 680㎏ 중량에 양날개 폭이 3.5m다. 그렘린은 최대 500㎞를 날아 작전을 수행하고, 모선인 C-130으로 복귀한다.



편대로 날아 작전을 하는 그렘린의 최종 통제권은 인간 조종사가 쥔다. 다른 공격 드론이 인간이 모는 전투기의 작전을 도와 지상이나 항모에서 발진하는 것과는 달리, 그렘린은 공중에서 발사돼 공중에서 회수된다. 주요 작전은 적(敵)의 통신을 감청하고 신호를 교란하며, 파괴할 타깃을 선정하는 것이다. 또 ‘카미카제’식으로 미사일 업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미 국방부가 그렘린의 모선으로 선정한 C-130 수송기는 1대 당 그렘린 4대를 탑재할 수 있다. 여러 대의 C-130기가 동시에 뜨면, 말 그대로 하늘의 ‘항모'가 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미 국방부의 DARPA와 다이네틱스가 함께 개발 중인 그렘린 드론./Dar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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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지어 공격에 나서는 그렘린 떼는 적의 방공망에 노출돼 적잖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적이 드론 떼에 방공(防空) 화력을 소진할수록, 나중에 미국의 유인 전투·폭격기들의 공습이 더 쉬어진다. 그러기 위해선 그렘린이 많을수록 좋다. 현재 미 국방부는 대당 80만 달러 하는 그렘린을 우선 1000대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그렘린 1대가 피격 없이 최대 20번 출격할 수 있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그렘린의 재질이나 부품이 고가(高價)이어선 안 된다.

작전을 마치고 복귀하는 그렘린은 C-130기에서 나온 길이 10m짜리 로프에 걸려, 수송기 화물칸으로 이동된 뒤 고정 탑재된다. 공중 급유하는 것과 비슷한 시스템이다. 그러나 실제론 이 ‘복귀 시스템’은 실패를 거듭했다. 그간 테스트에서 그렘린은 2시간 넘게 자율 비행을 해 가치를 증명했지만, 작년 10월까지 9번의 복귀 테스트에선 모두 실패했다. 또 항공모선인 C-130이 적의 공격을 받지 않으려면, 그렘린 4대의 복귀가 30분 내에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DARPA와 다이네틱스는 올 여름까지 이 복귀 시스템을 완성 짓겠다는 계획이다.

[이철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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